경합주 아랍계 민심에 노심초사… 바이든, WSJ '지하드 수도' 칼럼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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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계 비율이 높은 미국 미시간주(州)의 한 도시를 '지하드(이슬람 성전) 수도'라고 비꼰 언론사 칼럼이 '이슬람 혐오'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틀 전 보수 성향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게재된 칼럼을 향해 "이슬람 혐오와 반(反)아랍 증오로 이어질 수 있으며 미국 어디서도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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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리스트 묘사한 WSJ 칼럼 논란
바이든 "모든 형태의 혐오 비판해야"
가자전쟁으로 등 돌린 아랍계 달래기
아랍계 비율이 높은 미국 미시간주(州)의 한 도시를 '지하드(이슬람 성전) 수도'라고 비꼰 언론사 칼럼이 '이슬람 혐오'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비판 대열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도 가세했다. 대선을 앞두고 잃어버린 전통 지지층 표 회복이 급한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연일 무슬림·아랍계를 다독이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틀 전 보수 성향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게재된 칼럼을 향해 "이슬람 혐오와 반(反)아랍 증오로 이어질 수 있으며 미국 어디서도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모든 형태의 혐오를 계속 비판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스티븐 스탈린스키 중동미디어연구소 선임 국장은 '미국의 지하드 수도 디어본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는 제목의 2일 WSJ 기고글에서 미시간주 도시 디어본에 대해 일방적 주장을 펼쳤다.
그는 디어본에서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반전 시위가 잇따르는 것을 두고 "지하드에 대한 열정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찬사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고 썼다. 특히 2001년 9·11 테러 당시 경찰이 이곳을 테러단체의 재정 지원 센터이자 신규 대원 모집 지역으로 평가했다며 "모든 대테러 기관은 면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도 했다.
아랍계 미국인들 사이에선 무슬림을 곧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묘사했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디어본은 전체 인구 중 54%가 아랍계다. 아랍계 중에는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도 있고 다른 종교를 믿거나 종교가 없는 사람도 있다. 압둘라 하무드 디어본 시장은 "WSJ 칼럼으로 디어본을 향한 편협하고 이슬람 혐오적인 온라인 글이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는 이슬람 혐오 범죄를 우려해 무슬림 사원 등에 경찰력 강화 조치까지 내렸다.
그다음엔 바이든 대통령이 가세한 것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등을 돌린 무슬림·아랍계 유권자들의 분노를 더 키우지 않으려 노심초사해 왔다. 마침 디어본은 지난해 노골적으로 이스라엘을 편드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막겠다며 전국 무슬림 지도자들이 모여 낙선운동 '바이든을 버려라(Abandon Biden)' 캠페인 개시를 선언한 곳이기도 하다.
미국 내 아랍계 미국인은 약 37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절대적인 인구수가 많지는 않지만 주요 경합주에 대거 거주해 투표 때마다 늘상 변수로 작용해 왔다. 대표적 경합주로 꼽히는 미시간주는 특히나 아랍계 유권자 비율이 높다.
흑인 등 전통 지지층의 지지율 회복이 절실한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아랍계 유권자를 향한 지지 호소 역시 늘려왔다. 그는 지난 1일에는 이스라엘 정부와 마찰을 빚어가면서 요르단강 서안지구 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폭력을 저지른 이스라엘 정착민들을 제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다.
위용성 기자 u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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