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시프트 제한되는 2024 KBO, 최주환은 코리 시거가 될 수 있을까
지난해 2월 MLB닷컴은 직전 시즌 텍사스 좌타 유격수 코리 시거(30)가 수비 시프트로 손해 본 안타가 20개는 될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수비 시프트가 제한되는 2023시즌에는 성적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MLB닷컴은 시거가 2022시즌 ‘도둑맞은 안타’ 20개를 더한다면 OPS가 0.772에서 0.836까지 오른다는 계산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2023시즌 시거의 반등은 MLB닷컴의 기대치를 훨씬 웃돌았다. 타율을 0.245에서 0.327로 끌어올렸고, OPS는 1.013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2023시즌 시거의 대폭발을 수비 시프트 제한 효과로만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 영향을 전적으로 부인하기도 어렵다.
수비 시프트가 제한되면 좌타자 대다수가 이득을 본다. 수비 시프트 자체가 대개 좌타자를 겨냥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좌타자 중에서도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유형들이 있다.
삼진이나 볼넷이 아닌 인플레이 타구를 많이 만들어 내야 하고, 당겨치면서도 강한 땅볼이나 라인드라이브 비율이 높아야 한다. 상대 수비가 그물을 치고 기다리고 있는 1·2루 간으로 향하는 타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장타력 또한 갖춰야 한다. ‘잘 쳐야 단타’인 타자에게 굳이 수비 시프트를 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시거는 이런 조건에 꼭 들어맞는 타자였다. 2022시즌 기준으로 타구의 85%가 그라운드 오른쪽과 중간 쪽으로 향했다. 33홈런을 때린 장타자이면서도 뜬공 비율(30.3%)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라인드라이브 타구(25.9%)를 많이 때렸다. 적극적인 타격으로 인플레이 타구도 많이 만들었다.
2024시즌 KBO리그도 수비 시프트를 제한한다. MLB처럼 포수와 투수를 제외하고 내야에 최소 4명의 야수를 둬야 하며, 2루를 기준으로 양쪽에 2명씩 서야 한다. 리그 좌타자 대다수가 새로운 규정에 반색하고 나섰다.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을 받고 키움으로 이적한 베테랑 내야수 최주환(36)의 올 시즌 성적을 특히 눈여겨봐야 할 것 같다.
최주환은 수비 시프트로 손해를 많이 보는 유형의 타자다. 지난 시즌 최주환의 당겨치기 비율은 53.9%다. 규정 타석 기준 리그 좌타자 가운데 가장 높다. 시프트 반대 방향인 좌측으로 향한 타구 비율은 26.5%에 그쳤다. 적극적인 타격 성향으로 인플레이 타구 비율은 70.1%에 달했다. 20 홈런을 때릴 만큼 장타력도 갖췄다.
최주환 본인도 달리진 규정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간 수비 시프트에 걸려 손해를 많이 봤다고 체감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최주환의 인플레이 타구 타율(BABIP)는 0.254에 그쳤다. 규정 타석 기준으로 리그 최저다. 타구 질 등을 감안해야 하겠지만, 불운했던 것도 사실이다.
다만 새 규정 효과를 ‘제대로’ 보기 위해 전제돼야 할 점도 있다. 최주환도 어느새 30대 중반을 넘겼다. 강한 타구를 계속해서 만들어야 한다. 높은 팝플라이 비율은 고민이다. 애초에 MLB와 비교하면 수비 시프트 빈도가 낮았던 KBO 리그 특성상, 그 제한 효과가 어느 정도일 지도 시즌 개막 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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