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 박혜상 "슬퍼할 시간에 빛나게 살자는 깨달음 담아"

정주원 기자(jnwn@mk.co.kr) 2024. 2. 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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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음을 내며 화려한 기교를 부리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부터 비교적 낮고 무거운 메조 소프라노까지 전천후의 음역, 작은 몸에서 뿜어내는 어마어마한 성량과 풍부한 감정 표현 등으로 세계 오페라 무대 주역으로 거듭난 박혜상(36). 그러나 그의 마음 한켠엔 부담감과 자기 의심이 도사릴 때도 있단다.

2년 반 동안 준비한 박혜상의 도이치 그라모폰(DG) 두 번째 앨범 '숨'은 지난 2일 그렇게 세상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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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유일한 DG 전속 성악가
죽음과 삶 고민한 음반 '숨' 발매
13일 롯데콘서트홀 리사이틀도
5일 도이치 그라모폰 음반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손하트 포즈를 취한 소프라노 박혜상.

고음을 내며 화려한 기교를 부리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부터 비교적 낮고 무거운 메조 소프라노까지 전천후의 음역, 작은 몸에서 뿜어내는 어마어마한 성량과 풍부한 감정 표현 등으로 세계 오페라 무대 주역으로 거듭난 박혜상(36). 그러나 그의 마음 한켠엔 부담감과 자기 의심이 도사릴 때도 있단다. 팬데믹 기간엔 존재에 대한 물음이 더 심화했는데, 길었던 고뇌와 깨달음의 과정이 음악으로 뱉어졌다. 2년 반 동안 준비한 박혜상의 도이치 그라모폰(DG) 두 번째 앨범 '숨'은 지난 2일 그렇게 세상에 나왔다.

5일 서울 서초구에서 만난 박혜상은 "레퍼토리를 정하는 시간부터 지금까지 항상 같은 마음으로 이 음반만 생각하며 살아왔다"며 "많은 고민의 시간이었다"고 털어놨다. 특히 코로나19 시기에 가까운 이들의 죽음을 여러 차례 맞닥뜨리면서 힘겨운 애도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박혜상은 "죽음에 대해 묵상하다 보니 우울해지기도 했는데, 그러다 우연히 '세이킬로스의 비문'을 접하게 됐다"며 "기원전 1~2세기의 철학이 현재를 사는 나에게도 같은 마음으로 울린다는 게 너무 좋았다"고 했다. 세이킬로스라는 인물이 아내 혹은 어머니를 잃고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결코 슬퍼하지 말라. 살아 있는 동안 빛나라"라는 문구다. 박혜상은 이 글귀를 음반의 전체 주제로 삼았다. 수록곡은 현대음악 작곡가 루크 하워드의 '와일 유 리브', 고레츠키 교향곡 3번 '슬픔의 노래', 베르디 오페라 오텔로 중 '아베마리아' 등 다양한 시대와 장르를 아우른다. 박혜상은 "중구난방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메시지는 단 하나다. 죽음을 대하는 이들의 자세와 믿음에 관한 이야기"라고 했다. "사랑하자,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니 슬퍼할 시간에 빛나게 살자.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죠."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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