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부터 들끓는, ‘개콘’의 인기 바닥민심[스경연예연구소]
지난해 11월 KBS2 ‘개그콘서트’(이하 개콘)가 3년 5개월 만에 부활한다고 했을 때, 많은 전문가들은 프로그램 부활의 영향력을 다채롭게 예측했다. tvN ‘코미디빅리그’도 없어지며 TV 채널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 전무한 상황에서, 명맥을 이을 수 있을 거라는 긍정적인 예측부터 ‘공개 코미디의 시대는 갔다’는 비관적인 예측도 오갔다.
실제로 시청률적인 측면에서는 비관적인 예측이 맞아갔다. 11월12일 부활 이후 첫선을 보인 당시의 시청률이 4.7%(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를 찍은 후, ‘개콘’은 계속 3%대의 시청률을 유지했다. 연평균 시청률이 16.3%였던 출범 당시인 1999년, 연평균 28.9%를 찍었던 2003년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심지어 시청률 부진으로 방송이 중단되기 직전의 2% 후반의 시청률과 비교하면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러한 상황이 바뀔 수 있을 것 같은 것인지의 예상을 해봐도 그리 큰 가능성은 없다. 김상미CP의 체제로 막을 다시 연 ‘개콘’은 적어도 형식에 있어서는 녹화 코너를 이어붙이는 기존 방식을 계승하고 있는 데다, 아직 새로운 얼굴이다 싶은 스타도 등장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방송의 영향력을 단순히 시청률 측면에서 재단하는 일은 곤란하다. 최근에는 오히려 각종 방송클립의 조회수나 검색 조회수 등을 포괄하는 화제성 수치가 더욱 높은 가치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바닥민심’으로 불리는 유튜브 조회수의 경우 ‘개콘’은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11월6일 개설된 ‘개콘’의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KBS_Gagconcert)은 5일 현재까지 총 124개의 영상을 게재했다. 그리고 최근 젊은 층의 주 소비통로로 쓰이는 ‘숏폼 영상’ 즉 숏츠는 471개 게재했다. 채널의 구독자수는 5일 기준 23만명으로 이미 ‘실버버튼’의 수치를 넘었다.
증가세로 보면 더 유의미하다. ‘개콘’ 측은 지난달 24일 한 차례 구독자 수치를 밝혔는데 당시는 19만2000명이었다. 방송 재개 2개월 만에 4만4000명에서 14만8000명이 는 수치로, 매일 2100명의 구독자가 느는 수치였다. 이후 12일 만에 3만8000명이 늘었다. 매일 3160명이 는 수치다. 증가세는 더 가팔라졌다.
영상 총 누적조회수는 24일 당시 1억8000만회 정도였다. 이 수치가 현재는 2억4000만 회가 됐다. 이 역시 12일 동안 하루 500만건이 넘는 수치다. 웬만한 인기 TV 콘텐츠도 ‘개콘’의 이 증가세와 비교하기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방청 신청 경쟁률도 평균 4대1을 기록한다. 지난해 연말 크리스마스 특집의 경우 10대1이었다. 과거 인기있던 시절 ‘개콘’의 방청 열기와 비교해도 낮지 않다. 바닥민심은 이렇게 설설 끓어오르고 있는 셈이다.
인기의 원인은 확실히 방송보다는 유튜브 콘텐츠로 ‘개콘’을 접하고 있는 젊은 층의 시청패턴 때문이다. TV 콘텐츠가 현저히 줄고,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의 수준은 지상파를 아직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과거 인기 드라마나 예능이 최근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있는 추세와 유사한 상황이다. 과거 ‘개콘’ 콘텐츠를 좋아하던 요즘 젊은 세대가 부활한 ‘개콘’에도 성원을 보내기 시작한 것이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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