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승계' 이재용 1심서 무죄‥재판장 선고 끝나자 '미소'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으로 3년 넘게 재판을 받아온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에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는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와 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 나머지 피고인 13명에게도 모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재용/삼성전자 회장] "<3년 5개월 만에 법원 판단 나왔습니다. 100여 차례 가깝게 직접 참여해 왔었는데 한 말씀 해주시죠.> ……"

앞서 이 회장은 2015년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삼성물산의 지분 확보를 위해, 당시 자신이 지분을 많이 갖고 있던 제일모직에 유리하도록 두 회사를 합병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미전실이 추진한 각종 부정 거래와 시세 조종, 회계 부정 등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은 겁니다.

앞서 검찰은 "삼성식 '반칙의 초격차'를 보여줬다"며 이 회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5억 원을 구형한 바 있습니다.

반면, 이 회장은 "개인의 이익을 염두에 두지 않고 회사 이익을 위해 합병을 추진했다"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3년 5개월간 재판 끝에 1심 재판부는 두 회사의 합병이 이 회장의 승계나 지배력 강화만을 위한 게 아니어서 전체적으로 부당하다고 볼 수 없고, 비율이 불공정해 주주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앞서 이 회장은 경영권 승계에 협조를 받기 위해 박근혜 정부 측에 말 3마리 등 뇌물을 건넨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는데, 그 로비의 결과물로 이뤄진 합병 자체는 적법했다는 판결이 나온 셈입니다.

재판부는 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관련한 거짓 공시와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이 회장은 판결문 낭독 50분 만에 재판장이 "피고인들은 모두 무죄"라고 밝히자 안도한 듯 옅은 미소를 띤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곽동건 기자(kwak@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4/society/article/6568778_3643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