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장관 "전세에서 양질의 장기 임대주택으로 패러다임 전환" 강조

안상우 기자 2024. 2. 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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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오늘(5일) 임차 거주 형태가 전세에서 양질의 장기 임대주택 위주가 되도록 주거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특히 민간 부문에서 양질의 장기 임대주택이 공급될 수 있도록 판을 까는 제도를 발표할 계획입니다.

민간의 사업성 확보를 위해 임대료에 대해선 '노 터치'(no touch)를 선언했습니다.

박 장관은 오늘 국토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 재개발·재건축 ▲ 임대주택 ▲ 광역급행철도(GTX) ▲ 철도 지하화 ▲ 해외 건설 5개 분야의 패러다임을 바꿔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박 장관은 우선 재건축·재개발을 규제 대상에서 지원 대상으로 바꿀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그는 "과거에는 집값이 오를 것 같으니 겁이 나서 함부로 규제를 못 풀었지만, 지금은 금리가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형성돼 있기에 재개발·재건축 관련 스탠스를 바꿀 수 있는 좋은 타이밍"이라며 "이 타이밍을 놓치면 기회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전세에서 장기 임대주택이 위주가 되도록 변화를 꾀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장관은 "월세는 가난한 사람이 산다거나 불안하고 좋지 않은 주거 형태로 느끼는데, 전세금의 70∼80%는 은행 전세대출에서 나오기 때문에 은행에 월세를 살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습니다.

정부는 민간이 임대주택을 활발히 공급할 수 있도록 지원도, 관여도 하지 않는다는 방침입니다.

정부가 임대주택 건설을 지원하면서 임대료를 올리지 못하도록 통제하기 때문에 사업성이 떨어지고, 민간이 손을 대지 않는다는 게 박 장관의 진단입니다.

정부 관여가 없으면 민간에서 충분히 청년·고령층·육아 관련 시설을 잘 갖춘 특화 임대주택을 지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정부는 노 터치"라며 "개별 기업들이 가진 땅에 오피스텔을 지어 1∼2층에 세미(semi) 실버타운에 준하는 시설을 넣으면 정부 지원 없이 임대료를 낼 수 있는 수요자들이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장관은 "자기 입맛과 니즈(needs)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임대주택이 외국에는 많이 공급되고 있지 않으냐"며 "우리나라는 전세라는 제도가 있어 못 벗어나고, 못 깨고 있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세제도가 있는 한 갭투자를 피할 수 없기에 (월세 임대주택이 위주가 되면) 갭투자 위험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 장관은 전세 사기 등으로 전세가 굉장히 위험한 제도로 전락이 됐다면서도 오랜 세월 관행적으로 형성된 전세시장을 정부가 인위적으로 없앨 수는 없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좀 더 효용성이 뛰어나고 국민들이 선호하는 선택지를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임대차 3법에 대해선 "바람직하지 않은 제도였음에도 다시 (임대차 시장에) 생채기를 내 되돌리는 게 바람직할지는 신중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발표로 멈춰선 리모델링 움직임에 대해선 "지금 단계에서 리모델링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을 고민하고 있지는 않다"며 "(1·10 부동산 대책이) 반드시 모든 주택이 재건축을 하라는 뜻은 아니기에 리모델링 쪽도 지원할 수 있는 것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했습니다.

기자간담회에서 참석한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박 장관은 철도 지하화에 대해선 '기찻길 옆 오막살이 집'에서 '기찻길 위 예쁜 빌딩'으로 바꾸는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철도를 지하로 보낼 수 있다면 기찻길 위 멋진 도시를 만들어 주거, 생산, 여가 등 생산적인 용도로 쓸 수 있다"면서 "정부가 철도 유휴 부지를 현물 투자해 지하화하는 것이기에 재정 투자와 똑같은 효과가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해외 건설에 대해선 해외에서 본격적으로 전개될 도시 개발 수요를 타게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박 장관은 "현재 75억 명인 세계 인구가 2050년까지 100억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25만 명이 살 도시가 새로 필요하니 엄청난 해외 건설시장이 열리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이라크, 베트남 하노이, 쿠웨이트 신도시 조성 사업과 인도네시아 행정수도 조성 사업 등을 언급하며 "우리나라의 도시·주택 노하우와 스마트시티 기술력, 금융 능력을 잘 조합하면 굉장히 큰 시장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서울시와 코레일이 발표한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계획에 대해서는 "미래 수요에 부응하는 공간 개발 전략이 이뤄진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박 장관은 "과거처럼 오피스, 상업, 리테일 위주로 개발해서는 미분양이 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새로운 형태의 공간 개발을 해야 한다"며 "고급 주거와 놀이에 대한 공간 수요, 밥 먹고 쇼핑하는 공간에 대한 니즈를 잘 도출해내고, 예측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진=국토교통부 제공, 연합뉴스)

안상우 기자 as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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