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기대? 그 이상!…'살인자ㅇ난감', 원작 재미 어디 안 감

박정선 기자 2024. 2. 5. 16:4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살인자ㅇ난감'
형 만한 아우가 탄생했다.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이다.

오는 9일 공개되는 '살인자ㅇ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와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시리즈는 전체 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1화부터 4화까지 언론에 최근 선 공개됐다.

'살인자ㅇ난감'
제목이 뭐라고?

이 작품을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 웹툰 원작이 나왔을 때부터 이어져 온 궁금증이다. 누군가는 '살인자 이응 난감', 또 누군가는 '살인장난감' 혹은 '살인자 오 난감' 혹은 '살인자 장난감'으로 읽는다. 어떻게 읽어도 다 말이 된다.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읽히는 것, 원작 작가가 의도했던 대로다.

이 작품 또한 그렇다. 시청자를 헷갈리게 하고, 시청자에 따라 다르게 읽힌다. 이 작품은 '살인자 이응 난감'이기도 하고, '살인 장난감'이기도 하며, '살인자 오 난감' 혹은 '살인자 장난감'이기도 하다.
'살인자ㅇ난감'?
'살인자ㅇ난감'?

원작 재미 고스란히 담은 실사화

1화부터 4화까지 원작의 줄거리를 착실하게 따라간다. 평범하지만 되는 일이라곤 없는 주인공 최우식(이탕)이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살해당한 이가 연쇄살인범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꾸만 사람을 죽이는데, 어쩌다 보니 죽어 마땅한 악인들이다. 동물적인 촉을 가진 형사 손석구(장난감)가 최우식을 의심하지만, 마치 하늘의 계시처럼 증거가 완벽하게 사라지고 만다. 그렇게 최우식의 살인 혹은 응징은 올이 촘촘하게 짜인 스웨터처럼 '조화롭게' 연결되며 계속된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은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원작 웹툰을 재해석하기보다는, 충실하게 재현한다. 안전한 선택을 했지만, 원작 자체가 워낙 훌륭한 터라 지루하거나 단조롭지 않다. 충실하게 재현하면서, 한편으론 현실에 발붙였다. 배경 없이 이등신 캐릭터들만 등장하는 웹툰에 훌륭한 연출과 흠잡을 데 없는 연기로 숨을 불어넣었다. 살아 숨 쉬는이탕, 장난감의 이야기는 원작 팬들에게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살인자ㅇ난감'
'살인자ㅇ난감'

만점 캐스팅

평범하고 무해한데 때론 불행한 이탕 역은 최우식에게 적확했다. 살인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말간 얼굴로 망치를 휘두를 때면, '이탕이 왜 최우식이어야 했는지'를 열연으로 설명하는 듯하다. 손석구는 특유의 날 것 같은 연기로 이번에도 돋보인다. 대체로 원작을 잘 따라가고 있는 이 작품에서 손석구의 장난감 형사 캐릭터만큼은 원작이 아닌 손석구 방식으로 풀어냈다.

주연진 외에도 모든 배우의 역량이 모자람 없이 가득 들어차 있다. 술 취한 진상 아저씨, 편의점 사장과 알바, 일진 고등학생 등 분량이 많지 않은 배역이지만 아주 리얼한 생활 연기를 보여준다. 특히 주요 캐릭터 중 하나인 노빈 역을 아직은 낯선 배우 김요한에게 맡긴 선택에 감탄이 나올 정도다. 손석구가 날 것의 연기를 한다면, 김요한은 그냥 날 것이다. 그만큼 사실적인 연기란 이야기다.
'살인자ㅇ난감'
'살인자ㅇ난감'

구원투수 '살인자ㅇ난감'

넷플릭스 시리즈는 최근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시청자가 넷플릭스 오리지널에 기대하는 바가 클수록, 최근 공개된 작품들을 향한 평도 매서웠다.

이런 가운데, '살인자ㅇ난감'은 오랜만에 시청자를 만족하게 할 오리지널 시리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멍을 찾아볼 수 없는 만듦새, 원작 팬들의 환영을 받을 충실한 재현, 이등신 캐릭터를 살아 숨 쉬게 만든 배우들의 열연, 넷플릭스 시청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장르까지.

다만, 피가 튀는 범죄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 시청자에겐 시청이 힘들 수 있다. 설 연휴 공개되지만, 2화에선 가족들이 둘러앉아 보기 어려운 노출신이 등장한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