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폭탄 맞은듯”… 칠레 산불로 최소 112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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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부터 중남미 칠레를 강타한 화마로 4일 기준으로만 최소 112명이 숨졌다.
실종자 또한 수백 명에 달해 인명 피해가 늘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3일 최대 풍속이 시속 60㎞를 기록할 정도로 강풍이 분 것 또한 화재 피해를 키웠다.
UN 또한 2022년 기준 2030년까지 최대 14%, 2050년까지 최대 30%까지 대형 산불의 발생 건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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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발표, 현지 매체 보도 등에 따르면 2일 중부 발파라이소주(州)의 페뉴엘라 호수 인근에서 처음 신고된 산불은 건조한 날씨와 강풍을 타고 삽시간에 전국 곳곳으로 번졌다. 3일 최대 풍속이 시속 60㎞를 기록할 정도로 강풍이 분 것 또한 화재 피해를 키웠다.
이로 인해 칠레 중남부에서만 6000채 이상의 가옥, 2만6000 헥타르(260㎢)의 땅이 불탔다.
대표적인 해안가 휴양 도시인 비냐델마르를 비롯해 킬푸에, 비야알레마나, 리마셰 등 중남부 대부분의 도시가 쑥대밭이 됐다. 공단이 많은 엘살토에서는 한 페인트 공장이 화염에 휩싸였다. 해당 공장 내부의 인화성 물질에 따른 폭발도 발생했다.
1931년 설립된 비냐델마르의 식물원도 화염으로 90% 이상 소실됐다. 이번 화재로 자신의 집도 잃고 이웃이 목숨을 잃는 것까지 지켜봐야 했다는 비냐델마르의 한 주민은 “화재라기보다 ‘핵폭탄’에 가깝다.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며 망연자실한 심경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전했다.
보리치 대통령은 4일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525명의 사망자를 낸 2010년 강도 8.8의 대지진을 언급하며 “의심할 여지 없이 2010년 참사 이후 가장 큰 비극”이라고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엘니뇨(적도 부근의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가는 현상)’ 등 기후 변화가 원인일 가능성을 거론한다. UN 또한 2022년 기준 2030년까지 최대 14%, 2050년까지 최대 30%까지 대형 산불의 발생 건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칠레 남부에서는 지난해 초에도 400건 이상의 화재가 발생해 24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달 말 인근 콜롬비아에서도 한낮 기온이 40도까지 오르는 등의 폭염으로 1만7000 헥타르(170㎢) 이상의 숲이 파괴됐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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