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감각을 총동원해서 영어를 해 보아요![아미쌤의 기승전 영어]

기자 2024. 2. 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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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처음 영어를 하는 모습을 보면 깊은 관심 속에 집중력 있게 듣고 그대로 따라서 쫑알거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데 무척 재미있어 한다. 그런데 학년이 올라가면서 수험영어로 전환되고 주로 문법 지식과 독해 문제 풀이를 위한 영어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흥미가 뚝 떨어지는 것 같다. 정말이지 발음 한 번 입으로 뻥끗하지 않고 고3까지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머리와 눈만 사용하고 점수만 남는 그런 영어다.

하지만 성인이 되면 직업 세계에서 통용될 수 있는 수준으로 영어를 말하고 듣고 써야만 하는 상황이 된다. 어쨌든 입부터 열고 일단 영어를 써야만 하는 순간들이 많아진다. 영어는 귀로 열심히 들어야 하고, 눈으로도 열심히 읽어야 하고, 입도 나불거리며 움직여야 하고, 손으로도 써야만 하는, 온 감각이 총동원되는 언어의 일이다.

귀: 청각 입력자료들을 받아들이는 것이 1차 관문이다. 단어 발음, 문장 혹은 글 단위의 듣기가 제대로 돼야만 그에 대한 반응으로 말하기와 쓰기 등 출력이 나올 수 있다. 듣는 사운드 없이 영어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요즘은 큐알코드 등으로 자료의 원어민 사운드를 쉽게 들을 수 있는 환경이 됐다. 매체 사용이 번거롭다고 사운드 없이 영어를 하는 것은 매우 이상한 일이다.

눈: 텍스트를 읽는 것은 무수한 입력값이 언어회로로 들어오는 중요한 과정이다. 읽기 과정은 수동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내용을 집중해서 구성하는 아주 능동적인 중요한 언어습득 과정이다. 저명한 언어학자 스티븐 크라셴은 ‘입출력 가설(Input Hypothesis)’을 제시했는데, 언어 습득은 ‘입력(듣고 읽는 것)’을 통해 학습자가 새로운 언어에 노출될 때 자연스럽게 발생한다고 말했다.

입: ‘듣고 읽고 알게 되다!’로 끝이 아니다. 들은 것을 똑같이 말해야(셰도잉: shadowing) 한다. 입떼기가 귀찮고, 목이 아프고, 같은 표현을 몇 번씩 반복해 익혀야 하는 것이 힘들다면 기본자세가 틀린 것이다. 수영하러 가서 물에 들어가지 않는 것과 같다. 처음 입력값이 들어갈 때부터 정확한 발음과 강세를 지켜서 입에 붙도록 하고, 이런 단어들이 연결돼 문장을 이뤘을 때 연음 현상을 이해하고 자연스러운 말하기 발화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손: 쓰기는 요즘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데, 디지털 세상의 거의 모든 용어와 검색 그리고 소통이 영어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언어 사용의 최종 목적 중 하나는 내 생각을 쓸 줄 아는 것이다. 마이클 홀라히스터가 말한 입출력 상호작용 가설(Input-Interaction Hypothesis)에 따르면 학습자는 언어 입력을 받아들이고 그것에 대해 반응(말하고, 쓰기)하는 과정에서 언어를 습득하게 된다. 또한 메리언 스웨인의 출력 가설(Output Hypothesis)은 언어 습득에서 활발한 대화나 실질적인 글쓰기를 통해 언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언어학자들의 주장은 듣기·보기·말하기·쓰기가 언어 습득의 핵심 요소임을 말하고, 언어 습득의 과정에서 ‘입력’과 ‘출력’ 그리고 이 둘의 상호작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영어를 잘하고 싶으면 영어가 ‘입력과 출력 회로가 연결돼 순환하는 언어’라는 기본적인 명제를 잊으면 안 된다. 감각을 총동원하는 적극적이고 부지런한 영어가 돼야 내 몸에 자동화돼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언어가 된다.


■아미쌤은 누구?

본명은 민아미이고 현재 개포동 아미영어학원 원장이다. 목동과 대치동에서 영어강사로 20년 이상 활동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영어교육학을 부전공으로 공부했다. 한국강사신문 칼럼니스트 겸 기자로도 활동한 그는 ‘적중! 영어독해중등3 꿈틀’ ‘적중! 영어독해중등1 꿈틀’ ‘고득점 수능듣기B형 고3 실전편RHK’ ‘고득점 수능듣기B형 고3 유형편RHK’ 등을 펴내기도 했다.

민아미(영어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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