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밸류업’에 금융업 주가 출렁…“정책 일관성 잃으면 신뢰도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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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조만간 내놓을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했던 종목들이 일부 되돌림 현상을 보였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저피비알' 종목이 연초 부진했던 국내 증시에서 일종의 테마주로 떠오른 양상이다.
정부가 지난달 중순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정책을 강화하겠다는 언급을 내놓으면서 저피비알 종목들은 사실상 테마주처럼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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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조만간 내놓을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했던 종목들이 일부 되돌림 현상을 보였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저피비알’ 종목이 연초 부진했던 국내 증시에서 일종의 테마주로 떠오른 양상이다. 일본처럼 정책이 효과를 내기 위해선 장기간에 걸친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단 지적이 나온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융지주와 은행, 증권, 보험 등으로 구성된 ‘코스피 금융업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6% 하락했다. 이 지수는 1월19일부터 2월2일까지 11거래일 연속으로 상승한 바 있다. 유사하게 1월29일부터 5거래일 연속 상승한 ‘코스피 보험 지수’도 이날 0.21% 하락 마감했다. 금융업은 통상 대표적인 저피비알 업종으로 꼽힌다. 저피비알 종목 위주의 차익실현 매도세의 영향으로 코스피도 5일 0.92% 내려 2591.31로 장을 마쳤다.
정부가 지난달 중순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정책을 강화하겠다는 언급을 내놓으면서 저피비알 종목들은 사실상 테마주처럼 움직였다. 연초 들어 국내 증시가 미국 등 글로벌 주식시장의 호황과 동떨어져 지지부진했던 상황에서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시장 일각에선 “대통령이 찍어준 테마주”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금까지 투자자들이 수년간 가치주를 패대기치더니 이번에는 저피비알 주식을 마치 초전도체 테마주처럼 매수하는 모습”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테마주 같은 급등락으로 정부 정책의 효과가 한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장에서 기대를 선반영한 만큼 막상 대책이 나올 때 ‘약발’은 기대만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예로, 금융위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예시로 관련 종목을 담은 지수 개발 등을 언급했는데, 이미 많이 오른 상황에서 지수를 개발하고 관련 상품이 상장된다고 했을 때 투자처로서의 매력이 있겠느냐는 얘기다. 김수현 디에스(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낸 보고서에서 “최근 시장의 기대감과 반응을 보면 정책이 단순한 권고에 그칠 경우 국내 자본시장 신뢰도에 상당히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에서 주요하게 참고하는 일본의 경우도 정책 발표 뒤 관련 주가가 올랐지만 이후 조정을 겪었다. 케이비(KB)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일본에서 관련 대책이 발표된 직후에는 피비알이 낮은 기업들이 일시적으로 급등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되돌림을 피하지 못했다. 이후의 흐름도 피비알이 낮다고 해서 많이 오르는 식으로 전개되지 않았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업가치 제고는 6개월 해서 되는 게 아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등 당국은 밸류업 프로그램을 최소한 3년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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