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산불에 112명 사망… “기후변화 영향, 남미 전역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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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중부 해안 관광도시를 화마(火魔)가 덮쳐 사흘 만에 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4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라타르세라,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칠레 재난 당국은 지난 2일 중부 발파라이소주(州)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현재까지 최소 112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칠레 정부는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했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대대적인 가뭄이 덮친 남미 상황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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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고온 및 엘니뇨' 남미 전역 가뭄 영향
"화약고나 다름없어… 화재 피하기 어려워"
칠레 중부 해안 관광도시를 화마(火魔)가 덮쳐 사흘 만에 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2010년 대지진으로 약 500명이 사망한 이후 최악의 재난이다. 지난 수개월간 지속된 폭염 탓에 수풀이 바싹 마른 데다가 강풍까지 겹치면서 주민들은 대피할 새도 없이 참변을 당했다.
4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라타르세라,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칠레 재난 당국은 지난 2일 중부 발파라이소주(州)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현재까지 최소 112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은 “사망자 수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5, 6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피해는 발파라이소의 주요 관광도시 비냐델마르와 인근 소도시에 집중됐다. 특히 인구 33만 명 규모인 비냐델마르는 사실상 도시 전체가 불에 탔다. 지역 당국은 이 도시에서만 68㎢가 소실됐으며 주택 최소 1만2,000채가 피해를 입었다고 보고했다. 로이터통신은 “새까맣게 타버린 자동차가 도로를 뒤덮고 주택들이 폭삭 내려앉았다”고 전했다.
특히 화재가 돌풍을 타고 번지며 도시는 삽시간에 불탔다. 비냐델마르 주민 오마르 카스트로(72)는 “화재라기보다는 핵폭탄이 터진 것 같았다”며 “주변에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NYT에 말했다. 또 다른 주민 레지나 피게로아(53)도 “화재 경보를 받고 집에서 탈출하자 이미 거리가 불타고 있었다”며 “하늘이 온통 새까맣고 사방에서 비명이 들렸다”고 밝혔다.
지역 소방 당국 관계자는 "화재가 주택을 집어삼킨 이후부터는 확산을 막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3일에는 순간 최대 풍속이 시속 60㎞까지 치솟았다.
"남미 3분의 2가 극심한 가뭄"
칠레 정부는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했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대대적인 가뭄이 덮친 남미 상황에 주목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고온에 '엘니뇨(동태평양 수온 상승)' 현상이 겹치며 남미 전역이 사실상 화약고나 다름없었다는 것이다. 중남미 국가 콜롬비아에서도 최근 3개월간 산불 550건이 발생했고, 숲 380㎢가 불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남미 전역 3분의 2가량이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며 “최근 낮 최고 기온은 평년보다 20도나 높았고, 토양 수분 증발량이 강수량을 크게 앞질렀다”고 짚었다. 네덜란드 흐로닝언대 기후학자 라울 코르데로도 “지난주 산티아고 낮 최고 기온은 섭씨 35도(평년 20도 안팎)에 육박했다”며 “발화 원인과 관계없이 대형 화재를 피하는 것은 매우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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