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장2’ PD “돈에 미쳤다는 반응 정확…백종원에게 욕먹을 각오했죠”[EN:인터뷰①]
[뉴스엔 황혜진 기자]
tvN 예능 '장사천재 백사장2' 감독이 "백종원에게 욕먹을 각오를 했다"고 말했다.
2월 4일 종영한 '장사천재 백사장2'는 대한민국 최고의 외식 경영 전문가 백종원이 한식 불모지에서 직접 창업부터 운영까지 나선 과정을 다룬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방송된 시즌1에 이어 지난해 10월 29일부터 시즌2를 흥행시키며 새로운 tvN 시즌제 예능으로서 입지를 굳혔다.
사장 백종원을 필두로 배우 이장우, 그룹 소녀시대 멤버 권유리 등 멤버들은 모로코, 나폴리에서 탁월한 일처리 능력을 입증한 데 이어 시즌2를 통해 세계에서 단위 면적당 미슐랭 식당이 가장 많은 스페인 미식도시 산 세바스티안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프랜차이즈 식당 반주 1호점과 2호점을 동시 운영하며 한층 성장한 면모를 증명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우형 PD는 5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뉴스엔과 만나 "거의 6개월 정도 계속하던 방송이 끝나고 나니까 허전한 느낌이다.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래도 점점 시청자 분들이 많이 좋아해 주시는 게 느껴져서 정말 재밌게 했다. 같이 프로그램을 한 작가, PD들도 되게 신나서 했다. 프로그램을 해도 반응이 별로 없으면 재미가 없는데 계속 반응도 해 주셔서 신나게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시즌2는 4~5%대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높은 화제성을 기록했다. 이 PD는 이 같은 시청률에 대해 "욕심은 끝도 없지만 시청률이 괜찮다고 생각했다. 시즌1 시청률과 비교해도 나쁘지 않아 이 정도면 괜찮지 않나 생각했다. 원래 목표 시청률은 6%였다. 저희가 수도권 시청률을 보는데 수도권 기준으로는 6%를 넘었다"고 자평했다.
시즌2 방송이 나간 후 백종원의 반응은 어떠했을까. 이 PD는 "여기저기서 반응이 왔다고 하더라"며 "원체 출연자들이랑 만나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하니까 그때마다 빡쳤던 이야기도 하고 말도 안 됐던 것에 대해 이야기도 하며 재밌게 이야기 많이 했다"고 밝혔다.
백종원의 기지와 역량에 제작진 역시 감탄했다. 이 PD는 "가짜 맥주 탭을 두고 했던 게 현장에서는 어이가 없긴 했는데 그냥 끊임없이 그런 크고 작은 전략들이 계속 나왔다. 그 모습을 보며 확실히 다르구나 생각하긴 했다. 뭘 던지든지 바로바로 되더라. 무슨 형태든 무슨 메뉴든. 본인들이 이야기를 하다가 이런 걸 해 보면 어떠냐고 하고 즉각적인 게 다 나오니까 그런 부분이 신기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저희가 거의 메뉴를 짜 가지 않았다. 메뉴를 70가지 정도 선보였는데 생각하고 간 건 20개 남짓이었다. 많아봐야 30개도 절대 안 됐다. 나머지는 즉석에서 재료를 보고 만들었고 변형을 하며 만들었다. 그런 걸 보며 음식 장사는 이런 사람들이 하는 거구나 싶었다"고 덧붙였다.
인간미도 넘치는 사장이었다. 이 PD는 "리워드는 확실하게 하신 분이었다. 직원들이 일을 많이 하니까 불만 같은 게 생길 수도 있다. 근데 직원들을 되게 잘 챙겨주셨다. 자기 사비로 와인 같은 걸 사서 먹이고 음식도 본인이 직접 다 숙소에서 해주셨다. 그런 게 약간 복지라고 생각하신 것 같다. 타지에 있으니까 든든하게 먹여야 한다면서 아침마다 음식을 직접 다 해 주시며 먹였다. 이런 식으로 직원 관리를 했겠구나 싶었다. 그런 모습들이 분량 때문에 방송에는 다 안 나갔지만"이라며 웃었다.
장사를 주제로 한 대다수 예능들은 영업 과정뿐 아니라 영업을 마친 후 멤버들의 제작진 인터뷰, 휴무에 멤버들이 휴식을 즐기며 팀워크를 다지는 모습 등 영업 외적인 장면들을 담아낸다. 반면 '장사천재 백사장'은 유리 김밥 사태 등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영업 외적인 요소들을 최소화했다. 제작진으로부터 퀘스트를 받고 이를 수행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후 이튿날 매출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마치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려 나갔다는 지점이 차별화된 매력이었다.
예상치 못한 문제를 맞닥트리고 당황한 것도 잠시, 백종원 솔루션을 토대로 위기를 속 시원하게 극복해 나가는 직원들의 슬기로운 영업기 덕분에 숱한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그간 접한 장사 예능 중 가장 노동 강도가 높았지만 스트레스받지 않고 편하게 볼 수 있었던 예능", "멘털이 터져도 미친 듯이 일하는 모습이 멋졌다", "멤버들도 제작진도 모두 장사에 진심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일 예능의 정석" 등 반응이 나왔다. 속된 말로 "돈미새"(돈에 미친 사람들)라는 댓글도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이 PD는 "이분(백종원)이 돈을 좋아하시는 줄 알았는데 '돈미새'라는 표현까지는 생각 못 했다. 너무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여기에 더 몰입해서 한 것 같다. 실제로 매출 경쟁에 되게 진심이었다. 사실 1등을 딱 한 번만 하자는 게 목표였다. 갖은 수를 써서 돈을 벌어 보자였는데 그래서 끝까지 텐션이 잘 유지가 됐던 것 같다. 저희도 그런 것을 차별화된 지점으로 두려고 했다. 장사 예능이 그동안 많이 나왔으니까 뭘 다르게 가져갈 수 있을까 생각했다. 백종원 선생님은 원래 그러시기도 했고 장사라는 게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것이니까 거기에 집중하기 위해 매출에 집중을 했다"고 말했다.
고생한 멤버들의 속내를 담는 제작진 인터뷰 등을 전부 덜어낸 것에 대한 미안함은 없냐는 질문에는 "미안한 부분도 너무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근데 이번에 생각보다 나갈 게 너무 많았다. 결국 중요한 걸 넘기다 보니까 이런 식으로 가게 됐다. 저희도 원래 12회를 예상했는데 14회까지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지 못한 부분들이 생겼던 거라서. 그런 건 저도 좀 아쉽긴 한데 그렇게 됐다. 아직 감독판은 계획이 없다. 원래 계획보다 더 늘어나게 된 거라 원래 일정보다 더 추가로 달리게 됐다. 그래서 거기까지 못 가게 됐다"고 덧붙였다.
시즌2 멤버들은 시즌1과 달리 본점과 2호점을 동시 운영해야 했다는 점에서 차원 다른 강도의 업무를 소화했다. 이 PD는 "2호점 운영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멤버들에게 아예 숨긴 채 했다. 막상 꼬장 부리고 안 하시면 어떡하나 고민도 됐다. 그래도 그 상황에서 그걸 맞닥트렸을 때 그분이 어떻게 즉각적으로 대처하고 운영해 나갈지가 궁금했다. 어느 정도는 욕먹을 각오를 하고 했다. 욕먹어도 굴하지 않는 그런 태도도 있었다. 어쨌든 승부욕이 있고 도전하는 걸 좋아하는 분이어서 도전의 판을 깔아 주면 자연스럽게 본인이 경쟁을 알아서 한다. 그런 쪽에 맞춰 승부욕을 자극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 PD는 "백선생님이 논현동에서 처음 장사를 시작했을 때도 이렇게 했다고 하더라. 쌈밥 집을 하다가 잘되니까 다른 업종을 하며 확장을 해 나갔다고 하더라. 본인이 이번에 촬영하며 그때 생각이 많이 났다고 하더라. 그때도 오토바이를 타고 저 매장에 가서 운영하고 그런 방식으로 일했다고 하더라. 그런 느낌을 최대한 살려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도 예상 못했던 부분인데 멤버들이 같이 있는 모습을 보길 원했던 분들은 아쉬워하기도 하시더라. 사건사고도 있었지만 그래서 합쳐졌을 때 더 큰 재미가 생겼던 것 같긴 하다. 핀초 바 사건과 먹자골목 사건은 되게 다른 사건이어서 두 가지 상권을 보여드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나름 그래도 나쁘지 않은 시도가 아니었나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백종원이 당황할 때 쾌감을 느끼냐는 질문에는 "당황하실 때 너무 쾌감이 느껴진다"며 웃었다.
이어 "그럴 때여야지 뭔가 새로운 게 나온다. 이 분 자체도 궁지에 몰렸을 때 해내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더 자기한테 이야기하지 말라고도 하신다. 그런 부분이 저와 잘 맞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백종원이란 어떤 존재냐'라는 질문에는 "궁지에 몰수록 새로운 게 나오는 미지의 인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tvN 제공)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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