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순서 의미 없다’ 보여준 KT 강건, 110번의 기적 아닌 땀의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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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가 1차 스프링캠프를 차린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4일 실시한 첫 불펜피칭 도중 이강철 감독은 강건(20)의 투구를 지켜보다 훈련을 보러 온 고영표, 엄상백에게 "너희들 긴장해야겠다"며 웃었다.
5일 KT 선수단의 숙소인 아난티 앳 부산 코브에서 만난 강건은 "80% 정도의 힘으로만 던졌는데, 만족스러운 불펜피칭이었다"고 돌아본 뒤 "주변의 소리가 들리지 않을 만큼 투구에 너무 집중한 탓에 감독님의 칭찬도 잘 듣지 못했다"고 겸연쩍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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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건은 데뷔한 지 1년이 갓 지난 젊은 투수다. 그러나 기량은 만만치 않다. 강한 회전력(분당 2483.5회·스포츠투아이 기준)의 직구와 각도 크게 휘는 주무기 커브의 구위는 투수 전문가인 이 감독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5일 KT 선수단의 숙소인 아난티 앳 부산 코브에서 만난 강건은 “80% 정도의 힘으로만 던졌는데, 만족스러운 불펜피칭이었다”고 돌아본 뒤 “주변의 소리가 들리지 않을 만큼 투구에 너무 집중한 탓에 감독님의 칭찬도 잘 듣지 못했다”고 겸연쩍어했다.
KT가 반길 만한 새 얼굴의 등장이다. 강건은 ‘지명순서는 의미 없다’는 말을 현실로 옮긴 선수다. 202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10순위로 가장 마지막에 호명됐지만, 가장 먼저 불린 김정운(1라운드·투수)과 함께 지난 시즌을 1군에서 마쳤다. 이 감독은 “당시 드래프트에서 최후에 지명돼 지금 1군 캠프에 와 있는 것만으로도 남보다 앞서가기 시작했다는 것 아니겠나”라고 기특해했다.
더 큰 무대를 향한 꿈도 생겼다. 지난해 등록선수 명단에 오른 시점이 8월 이후여서 포스트시즌 출전 규정에 따라 한국시리즈를 비롯한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한 강건은 “(한국시리즈는) 한 번쯤은 가서 뛰어야 하는 무대이지 않을까”라며 “지난해부터 겪어온 시간들을 생각하면서 기량을 꾸준히 유지한다면, 그 때까지 내 자신감도 계속 이어질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기장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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