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현오와 걷는 백두대간' 펴낸 권태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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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산악 신간이 나왔다.
백두대간 관련 책이라 하면 으레 에세이 성격의 산행기나 길찾기에 도움을 주는 가이드북을 떠올린다.
책은 백두대간 종주를 처음 시작하는 후배와 함께 걸으며 설명해 주는 방식이다.
책의 핵심은 <산경표> 의 '백두대간'과 지질학적인 '산맥'을 구분하는 내용이다. 산경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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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산악 신간이 나왔다. 백두대간 관련 책이라 하면 으레 에세이 성격의 산행기나 길찾기에 도움을 주는 가이드북을 떠올린다. <현오와 걷는 백두대간>은 이런 틀에서 벗어나 알기 쉽게 풀어 쓴 백두대간 이론서다. 제목의 현오玄悟는 권태화(60)씨가 스님에게 받은 호인데, 인터넷상에서 별명으로 사용하면서 산꾼들 사이에 잘 알려졌다. 책은 백두대간 종주를 처음 시작하는 후배와 함께 걸으며 설명해 주는 방식이다. 대화 방식의 구어체로 쓰여 있어 이해하기 쉽고, 저자와 대간을 함께 걷는 듯 생생하다.
책의 핵심은 <산경표>의 '백두대간'과 지질학적인 '산맥'을 구분하는 내용이다. 한 발 더 나아가 잘못을 지적하고 개선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산맥이란 말은 산줄기를 지칭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며 "지질구조선이라 부르는 것이 정확하다"고 지적한다. 20세기 초 일본 지리학자 고토 분지로가 한반도를 조사한 후 만들어진 '산맥 이론'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분지로가 이름 붙인 태백산맥, 노령산맥 등은 얼핏 들으면 산줄기가 이어진 것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땅 속 지질구조선에 따른 분류이므로 능선이 끊어진 곳에서도 연결된다는 것이다. 그는 "고토 분지로의 산맥을 언제까지 신주단지 모시듯 할 거냐"고 강경하게 말하며 "우리 땅의 주인은 백두대간"이라 주장한다.
더불어 '산맥'이란 단어는 <성호사설>과 <택리지>에도 적혀 있는 말이며, "조선시대에 보편적으로 사용하던 말을 고토 분지로가 지질구조선으로 변질시켰다"고 주장한다. 또한 대한지리학회의 백두대간 이론에 대한 반박과 고토 분지로의 산맥론에 대한 지리학회의 변론을 담아 객관적인 논리로 풀어내려 노력했다.
이밖에도 산에 대한 기존 상식을 뒤집는 내용을 담았다. 이를테면 지리산의 지리는 '지혜로워지는 산'이란 의미가 아닌, '병풍처럼 크게 둘렀다'는 뜻의 순우리말 '두르'가 변한 것으로, 지도에 한자를 붙이는 과정에서 지금의 지리가 되었다고 한다. 구개음화와 전설모음화 과정을 거쳐 그리되었다는 것이다.
서울이 고향인 권씨는 20대 중반 등산을 시작해 대간·정맥을 완주했으며 현재 지맥과 기맥을 종주 중이다. 한창 산행할 땐 금요일 밤 퇴근 후 무박산행을 출발하고, 토요일 밤 다시 무박산행을 갈 정도로 열정과 체력이 대단했다.
그는 "이 땅의 주인은 백두대간임을 알리는 데 이 책이 일조했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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