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 다들 미국, 미국하지”…서학개미 불러들이는 ‘주가 상승 매직’은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4. 2. 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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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대비 한국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액이 미국 상장사 대비 10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미국 S&P500의 시가총액은 32조1300억달러(약 4경2800조원) 수준으로 자사주 매입액은 시가총액 대비 2.87%로 집계됐다.

최근 4년동안 미국 S&P500 상장사들의 배당금 지급액은 1조9932억달러(약 2659조원)로 같은 기간 자사주 매입액(2조9002억달러) 보다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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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자사주 매입 비중
시가총액 대비 0.28% 불과
미국 S&P500 기업은 2.87%
2년새 매입액도 2배 증가해
매입 후 소각이 필수인 미국
“소각도 해야 주주가치 제고”
[사진 = 연합뉴스]
시가총액 대비 한국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액이 미국 상장사 대비 10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배당금보다 자사주 매입의 주가 상승 영향이 큰 만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선 자사주 매입에 이어 소각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5일 매일경제신문이 한국 코스피,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소속 상장사들의 연도별 자사주 매입액 추이를 분석해본 결과 지난 2022년 기준 한국 자사주 매입액은 4조9020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미국의 자사주 매입액은 9227억달러(약 1230조원)에 달했다.

증시 규모를 고려한 자사주 매입액 비중도 10배가량 차이가 난다.

2022년 미국 S&P500의 시가총액은 32조1300억달러(약 4경2800조원) 수준으로 자사주 매입액은 시가총액 대비 2.87%로 집계됐다. 같은 시기 한국 코스피의 시가총액은 1767조원이다. 이를 고려한 자사주 매입액 비중은 0.28%에 불과하다.

팬데믹 발발 후 유동성 장세가 시작된 지난 2020년부터 2023년 3분기까지 합산 자사주 매입액도 미국은 2조9002억달러(약 3866조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한국은 19조2719억원 수준이다. 특히 미국의 자사주 매입액은 2020년 5198억달러(약 693조원)에서 2년새 2배가량 급증했다. 반면 한국은 2020년(5조6536억원)보다 2022년 오히려 자사주 매입액이 줄었다.

자사주 매입은 ‘주가 상승의 마법’이라고도 불린다.

미국의 경우 자사주 매입이 소각으로 즉각 이어져 유통주식 수가 줄며 주당순이익(EPS)이 자연스레 개선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보통 주당순이익이 개선되면, 주가는 상승하는 편이다. 상장사가 적극적으로 자사주를 사들일 경우 향후 실적에 자신감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상장사들의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는 배당금 지급과 자사주 매입 두 가지가 있다.

과거엔 배당금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많았지만, 최근엔 자사주 매입을 선호하는 추세다. 배당금은 15.4%의 배당소득세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소득이 많은 자산가들의 경우 금융소득종합과세에 걸려 최대 49.5%의 세금 폭탄을 맞게 될 우려도 있다.

미국 증시도 배당금 지급액보다 자사주 매입액이 많다. 최근 4년동안 미국 S&P500 상장사들의 배당금 지급액은 1조9932억달러(약 2659조원)로 같은 기간 자사주 매입액(2조9002억달러) 보다 적었다.

전문가들은 국내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뿐 아니라 적극적인 소각까지 요구하고 있다. 자사주 소각까지 이어져야 발행 주식수 감소로 순이익이 증가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미국에서는 워싱턴주 등 일부 지역의 경우 법적으로 자사주 소각이 의무화돼 있다”며 “미국에서는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안 할 경우 이사의 충실 의무 위반으로 여겨지고, 이사회 안건 통과도 어렵다”고 밝혔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가장 큰 요인은 주주환원 미흡인데, 자사주 매입도 중요하지만 소각까지 이어져야 효과가 있다”며 “자사주 의무 소각 전면 시행이 어렵다면 단계별 시행이라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 따르면 지난 2011~2017년 한국의 자사주 매입, 배당금 지급을 포함한 주주환원율은 18%로 전 세계 평균(73%)에 크게 못 미친다.

증권업계에선 이달 말 발표가 예정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계기로 그동안 수동적이던 상장사들이 실질적인 변화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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