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우 "추가완화? 시장 확 들어올리지 않을 것"
"리모델링·비아파트 규제완화 검토 안해"
"임대차 3법 완화 '백도'는 글쎄…"
"집값 고점대비 85~90%…안정추세 갈 것"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추가 규제 완화' 여부에 대해 사실상 선을 그었다. 연초 내놨던 주택 공급 대책도 "불필요하고 과한 규제만 걷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개입해 시장의 움직임을 부추기진 않겠다는 입장을 재차 명확히 한 것이다.
시장에서 바라는 리모델링 활성화 정책이나 오피스텔 및 생활형 숙박시설 등 비(非)아파트 규제 추가 완화 방안도 당장 검토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향후 집값에 대해서는 지난달 내놓은 1·10 대책이 규제 '정상화' 수준인 만큼 상당 기간 '안정기'를 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우 장관은 5일 국토부 기자단을 대상으로 연 간담회 자리에서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움직임을) 부추기거나 과도하게 규제하는 건 가급적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추가 규제 완화 계획을 묻는 질문이 많았다. 지난달 1·10 대책(주택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보완방안)을 통해 각종 규제 완화 방안을 내놓긴 했지만, 거래량이 늘지 않는 등 실제 시장에서 효과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박 장관은 "가능하면 시장의 힘과 원칙으로 문제를 풀어보겠다는 스탠스만은 변함이 없다"며 "과도하게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기 위한 규제 정상화를 한 것이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재건축·재개발 '규제'에서 '지원'으로 스탠스를 바꾸겠다고 했고, 사업성이 부족해서 안 된다면 구체적으로 따져서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면서도 "지금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기엔 시기상조고 조금 더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재건축 규제완화로 역선택 우려가 커진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과 관련해선 "지금 단계에서 리모델링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을 고민하고 있진 않다"며 "리모델링으로 가든지 재건축으로 가든지 입주민이 합의해서 정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아파트 규제 완화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현재로선 검토 내용이 없다"며 "기본적으로 시장을 확 들어 올리는 역할은 가능하면 안 할 것"이라고 입장을 재차 밝혔다.
앞서 박 장관은 취임 때부터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를 예고했으나, 시장에서 바라는 오피스텔 주택 수 제외, 생활형 숙박시설 '준주택' 인정 등은 대책에서 빠졌다.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 폐지에 대해서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표했다. 박 장관은 "과거 임대차3법 개정 반대에 제일 많이 시간을 썼다"면서도 "하지만 지금 '백도(윷놀이서 뒤로 한 칸 가는 것)'를 하느냐는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바람직하지 않은 제도였음에도 불구하고 또 생채기 내서 다시 도려내야 하겠느냐"며 "저도 아직까지 고민 안 해봐서 예스 노 답을 못하겠지만 신중하게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집값은 상당 기간 '하향 안정화'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장관은 1·10 대책을 추진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집값이 활활 불타오르거나 불타오를 것 같은 위험이 있는 시기였으면 재건축 규제 완화를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집값이 2022년 하반기 제일 높았는데 그때 대비해 85~90% 정도 와 있다"며 "결코 과도하게 떨어지지 않았고 시장에서 자율적 등락 사이클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당 기간 하향 안정화라고 생각한다. 너무 많이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상황은 가지 않을 것"이라며 "민간 기관이 발표한 수치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전국 집값이 2% 하락, 주택산업연구원은 1.5%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한편 박 장관은 "성공한 장관이 돼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며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 강조했다. 그가 강조한 5가지는 △정비사업을 규제 대상에서 지원 대상으로 변화 △전세에서 장기임대로 전환 △GTX 등 광역교통철도망 빠르고 신속하게 공급 △기찻길 오막살이 집에서 기찻길 위 예쁜 빌딩으로(철도 지하화) △해외도시개발 적극 진출 등이다.
채신화 (csh@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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