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생체종별] ‘판사 농구 1등’ 슬로우 송인석 “부딪히고 쓰러져도 열정만 있다면”
4일 충북 제천시 제천 족구전용체육관에서 열린 자연치유도시제천 2024 전국 종별 농구대잔치 클럽 4부 결승전에서 한 수 위의 조직력을 앞세운 슬로우가 파시온을 69-35로 대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팀의 포인트가드를 맡고 있는 송인석(36)은 결승전에서 경기 조율뿐만 아니라 수준급의 3점슛 실력까지 선보이며 우승을 견인했다. MVP에 선정된 송인석은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하며 “제천 대회는 몇 년 전에 우승했는데, 작년, 재작년에는 부침을 겪었다. 그런 과정 속에서 나 역시 무릎 부상으로 수술을 받아 재활에 임하느라 마음고생이 적잖았다”며 “지난 몇 년 간 고생한 걸 이번 우승으로 보답 받는 것 같아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경기 후 협회 관계자들로부터 깜짝 놀랄 만한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슬로우에는 다양한 직업군의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송인석은 현직 판사라는 것. 송인석은 현재 대전중앙지방법원 공주지원 판사로 재직 중이다.
일반적으로 준엄한 법의 심판을 내리는 판사가 주말마다 농구코트를 누빌 것이라고는 쉽게 상상하기 힘들다. 하지만 송인석은 생활체육 농구계의 단골손님으로 농구대회 참가를 위해 지방으로의 이동도 마다치 않는 열혈 농구인이라고 한다.
어떻게 판사로 근무 중인 현재도 이렇게 농구를 즐길 수 있냐고 묻자 “어렸을 때부터 농구를 워낙 좋아했고 서울대 재학 시절에도 후바스 동호회에서 활동하며 청춘을 보냈었다. 열정이라고 생각한다. 피곤하다고 핑계대면 안 하고 집에서 쉬는거다”라고 말하며 “판사가 농구를 어떻게 하느냐고 묻는데 나는 농구인이 판사가 된거라고 생각한다. 충분히 열정만 있다면 농구와 일, 양립이 가능하다고 본다. 지금도 주말에 농구 일정이 잡히면 주중에 야근을 해서라도 주말에 있는 농구 일정에 참여하려고 하고 있다“며 농구를 향한 식지 않는 열정을 이야기 했다.
2018년 오른쪽 무릎, 2021년 왼쪽 무릎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라 자칫 동호인 생활에 위기가 올 수도 있었지만, 송인석은 ‘농구 열정’ 하나 만으로 다시 부상을 딛고 일어섰다고 한다. 송인석은 “어쩌면 다시는 농구를 못할 지도 모르는 부상이었다. 커리어 막바지로 치닫는 시점에서 큰 부상을 당했고 이대로 농구인으로서 삶이 끝날 것 같다는 두려움이 있었다”며 “그런 절박함이 있었기 때문에 재활을 더 열심히 했고 다시 코트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번 우승이 더욱 뜻 깊은 이유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송인석은 슬로우의 창단 멤버이기도 하다. 40세가 넘을 때까지 슬로우에서 정말 후회없이 농구를 즐기고 싶다고 밝힌 그다. 송인석은 “슬로우 팀에서 활동한지도 15년이 다 되어간다. 이제는 팀원들이 가족 같이 눈만 마주쳐도 동료들이 어떤 플레이를 할지 알 정도로 호흡이 잘 맞는다. 사실 오늘 같은 경우에도 모든 선수들이 다 잘해줘서 마음 같아선 전부에게 MVP를 주고 싶다. 일시적인 부침을 딛고 다시 한번 슬로우가 강팀이라는 것을 입증할 수 있어서 기쁘다. 생활체육 농구의 강호로서 이름을 날릴 수 있도록 파이팅하겠다”고 각오를 다지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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