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락의 디지털 소통] 〈2〉공공 디지털소통, 유행보다는 자신만의 콘텐츠로 승부해야

2024. 2. 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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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락 한국인터넷소통협회 회장·더콘텐츠연구소장

다양한 디지털 소통 채널은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열린 광장이 되어 '정책 소비자'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디지털소통 효과를 측정해 보면 공공소통이 다소 정체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일관된 가이드라인 보다는 기관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한 콘텐츠 개발과 이를 유연하게 실행하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천편일률적인 유행성 콘텐츠와 준비없이 참여를 유도하려는 일회성 캠페인 위주 콘텐츠로는 높아진 국민의 눈높이를 못 맞춘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행보다는 기관 특성에 적합한 스토리텔링으로 개발된 텐츠는 오히려 민간기업보다 경쟁력이 높은 경우도 많다.

중앙행정기관을 살펴보면 정책에 대한 정보를 친절하게 전달하여 혹시라도 있을 지 모를 국민의 오해와 편견을 해소에도 집중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잘못된 정보가 유포 확산되면서 생길 수 있는 사회적 혼란을 막고, 원활한 정책 실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여 기관의 신뢰도를 제고하고 있다. 또한 라이브 방송을 통한 소통, 따뜻한 메시지의 캠페인 등을 통해 친근한 기관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국방부 국군 밀착 다큐멘터리 콘텐츠

이를 잘 담아내고 있는 중앙행정기관은 국방부이다. 국방정책을 담은 정보형 콘텐츠는 다소 이해하거나 접근하기 어렵다고 느껴지는 정보들과 국민 사이의 경계를 허물어주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카드뉴스 콘텐츠는 국방부의 임무 현황, 군 구조체계 혁신, 국방부 관련 캠페인 소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상 콘텐츠 〈1MM〉의 경우 국방정책의 생생한 현장을 1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담아내고 있다.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짧은 콘텐츠를 통해 일목요연하게 정보를 습득하길 원하는 시청자의 콘텐츠 소비 패턴을 반영해 관련 소식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는 평이다. 특히 화려한 홍보 영상에만 치중하기 보다는 실제 임무에 밀접한 모습을 담은 날 것의 콘텐츠로 오히려 높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국방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 국군 밀착 다큐멘터리 시리즈 〈군인본분〉 콘텐츠는 자랑스러운 국군 대원들의 고군분투 현장을 담아내며 기관의 특성을 잘 반영한 콘텐츠로 호평을 받고 있다.

국립생태원 국민 생활밀착형 콘텐츠

준정부기관은 해당 기관이 담당하는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유용한 생활밀착형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일방적인 정보 전달에서 벗어나, 웹툰, 퀴즈 게임 형식 등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독창적인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는 점이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기관의 경우 시민들의 일상에서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발굴해 정책 홍보와 접목하는 것이 참여를 이끄는 데 효과적이다. 이는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정보 습득이 가능하게 한다. 성공사례로 국립생태원 인스타그램은 숏폼 영상과 툰 등 다양한 유형의 콘텐츠를 활용해 국민과 가장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특히, 인스타그램의 특화 콘텐츠로 〈국립생태원 Q&A〉, 〈생태원툰〉, 〈WE GO 캠페인〉, 〈어게인 생태원〉 등을 발행하며 소통 기능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기업의 경우 콘텐츠 퀄리티와 트렌드를 챙기는 동시에 열린 소통을 지향하는 모습을 콘텐츠 안에 적절하게 녹여낸다면 기관의 이미지 제고에 효과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전까지는 단순히 친근한 모습으로만 시민들에게 다가갔다면 이제는 한발짝 나아가 열린 소통을 키워드로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공기업의 경우 한국관광공사는 한국 관광브랜드이자 해외홍보용 유튜브 채널 'Imagine your Korea'를 통해 'Feel the Rhythm of Korea' 시리즈를 차례로 공개한 바 있으며, 해당 콘텐츠는 국내외의 선풍적인 호응을 얻었다. 이에 힘입어 한국관광공사는 'Hide&Seek'시리즈를 선보이며 그 열풍을 이어 나가고 있다. 기존 'Feel the Rhythm of Korea' 시리즈가 국악을 중심으로 한국의 정서를 전달했다면, 'Hide&Seek'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오징어게임'에 등장한 한국의 추억 놀이인 '숨바꼭질'을 활용해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친숙한 숨바꼭질 놀이 문화를 활용하되, 전래동요 요소를 넣어 한국만의 흥을 보여주고 있는 성공사례다.

경상남도 지역경제 밀착형 콘텐츠

광역자치단체 및 기초자치단체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이를 시정에 반영하는 적극적인 '소통 행정'을 펼치고 있다. 특히 실시간으로 빠른 소통이 가능하다는 강점을 살려, 각종 재난 위기 관리나 행사 현장 라이브 중계 등에도 소셜미디어 채널을 활용하고 있다. 또한 시민들이 해당 지역에 대한 콘텐츠를 직접 기획o제작하는 SNS 기자단을 활발히 운영 중이다. 시민들이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시민의 시각에서 작성된 지역밀착형 콘텐츠로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나가고 있어 그 효과가 크다.

경상남도 소통활동이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유튜브 콘텐츠 중 〈Wanna play 경남?〉은 시리즈 콘텐츠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활력을 전달하는 뮤직비디오 형식의 영상을 선보여 호평을 받고 있다. 힙한 감성의 영상 무드를 기반으로 젊은 세대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경상남도에 색다른 활력을 불어넣으며 누적 조회수 200만회 이상의 폭발적인 반응을 기록하고 있다. 재치있는 영상미와 함께 경상남도가 지원하는 사업을 영상 하단에 설명하며 기관의 정책을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있어 호감도를 높이고 있다.

공공기관 소통은 법과 제도, 그리고 공익적인 환경에 영향을 받으며 운영되고 있어 쉽지만은 않다. 일부 지자체의 경우 기관장의 성향과 담당자의 능력에 따라 성과를 내고 있으나 환경적인 요인으로 지속적인 성과유지는 어려운 실정이다. 기관 호감도와 인지도 향상을 위한 재미와 흥미만을 내세울 수는 없다. 지역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 그리고 일자리 창출, 시민 복지 등과 연계된 정책홍보라는 본질적인 메시지가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몸에 맞는 콘텐츠 개발과 일관성 있는 '소통'이 관건이다.

박영락/한국인터넷소통협회 회장, 더콘텐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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