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2년 차 ‘절치부심’ 박세혁··· 명예회복 위한 새 시즌 기다린다

심진용 기자 2024. 2. 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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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박세혁이 지난해 4월7일 창원 홈 개막전에서 키움 안우진을 맞아 7회 결승홈런을 때린 뒤 타구를 확인하고 있다. NC 다이노스 제공



NC 포수 박세혁(34)의 2023시즌은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FA 계약으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팀을 옮긴 만큼 잘해야 하겠다는 의지가 강했고 구단에서 거는 기대도 컸지만, 부상과 부진이 이어졌다.

의미가 큰 시즌이었다. 국내 최고 포수 양의지를 잃은 NC는 박세혁의 활약이 절실했다. 주축 야수들의 줄 이은 이탈로 공격력이 반감한 탓에 타석에서 박세혁의 역할이 필요했다. 강인권 NC 감독은 전례 드문 ‘포수 2번’ 카드를 꺼내 들 만큼 박세혁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박세혁 역시 증명할 것이 많았다. 두산 시절 양의지에게 가려 오랜 기간 주목받지 못했고, 양의지 이적 후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지만 2021년 안면에 투구를 맞는 부상 이후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공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고 하소연할 만큼 부상 여파가 컸다. 새 둥지를 틀었고, 부상 후유증까지 털어낸 만큼 진짜 실력을 보이고 싶었다. ‘오버페이’ 논란으로 흠집 난 자존심도 회복해야 했다.

출발은 좋았다. 박세혁은 개막전 3안타를 쳤다. 일주일 만에 열린 홈 개막전에서는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NC 에릭 페디와 키움 안우진이 맞붙은 투수전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6회까지 노히터 ‘괴력투’를 이어가던 안우진의 시속 156㎞ 빠른공을 받아쳐 결승 홈런을 때렸다. 그 이튿날에는 경기 후반 교체 투입돼 8회 승기를 굳히는 3점 홈런을 쳤다.

NC 박세혁. 정지윤 선임기자



그러나 불운이 덮쳤다. SSG 외국인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큰 스윙에 머리를 맞았다. 부상으로 이탈했고, 11일 만에 복귀했지만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8월 들어 손목 통증으로 다시 1군에서 이탈했고, 두 달 가까이 돌아오지 못했다. 박세혁이 부상으로 신음하는 동안, 대형포수 김형준이 공수 양면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였다. 김형준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주도하며 일취월장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포스트시즌 들어서도 3홈런을 때리는 등 NC의 돌풍을 이끌었다. 박세혁은 포스트시즌 단 1경기도 선발로 나서지 못했다. 대타로 2타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이제 FA 2년 차, 박세혁은 절치부심하며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팀 주장 손아섭과 함께 한발 먼저 미국을 찾아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와 함께 타격을 조정했다. 지난 시즌 손아섭의 반등으로 효과를 입증한 ‘강정호 스쿨’ 수강을 자처했다. 후배 김형준이 무섭게 성장하면서 박세혁 또한 자신을 채찍질할 수밖에 없게 됐다. 박세혁과 김형준의 주전 경쟁이 팀 전력 극대화로 이어진다면 NC가 2024시즌에도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은 한층 더 커진다. 페디를 포함해 외국인 투수 2명이 모두 바뀌었고, 신민혁 1명을 제외하면 확실한 국내 선발을 찾기 어려운 터라 포수 박세혁의 역할 또한 클 수밖에 없다.

NC 박세혁(왼쪽)이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전지훈련장에서 새 외국인 투수 카일 하트와 대화하고 있다. NC 다이노스 제공



NC는 지난 1일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봄 전지훈련에 돌입했다. 박세혁에 대한 평가는 더없이 좋다. 윤수강 NC 배터리 코치는 “박세혁이 너무 좋은 몸 상태를 만들어 왔다”며 “박세혁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나머지 선수들한테도 전해져 분위기를 타고 있다”고 극찬했다. 박세혁이 명예회복을 위한 새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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