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사기 집단” 이재명에 한동훈 “본인은 약속 어긴 게 더 많지 않나”

김동환 2024. 2. 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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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누가 누구한테 사기꾼이라 하는지 모르겠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설 명절 연휴를 나흘 앞둔 5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과 경동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5일 국회의원 총선거 공약 플랫폼 ‘국민택배’로 내놓는 공약을 겨냥한 더불어민주당의 ‘사기 집단’ 주장에 “누가 누구한테 사기꾼이라 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재명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 위성정당 금지만이라도 착실히 실천에 옮겼다면, 우리 정치가 지금보다 국민의 신뢰를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던 유의동 정책위의장 말에 “이재명 대표에게 물어보고 싶다”며 이처럼 거들었다.

한 비대위원장은 “지금까지 정치적으로 한 말 중에서 (이 대표) 본인이 지킨 게 많은지, 아니면 어긴 게 많은지”라며 “저는 지키지 않으신 게 더 많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지난 2일 민주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나온 “총선용 공약을 남발하고 실천하지 않는다”며 “사기 집단이 아닌가”라던 이 대표 발언을 받아친 것으로 해석됐다.

자리에서 이 대표는 “요즘 정부·여당 행태를 보면 정상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세력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정치 집단이 공약하는 이유는 지금은 할 수 없는데 선거를 통해 권한을 주시면 이런 것을 한다고 약속하는 것이고, 이는 민주주의 대의정치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만약 지금도 할 수 있는데 하지도 않으면서 또 ‘이거 주면 하겠습니다’라고 하는 것은 보통 사기꾼이 하는 일이 아닌가”라며 “지금도 할 수 있는데 뭘 해주면 할 수 있다고 요구를 하느냐”고 지적도 했다.

국민의힘이 지난달 30일 ‘서민·소상공인 새로 희망’ 공약을 국민택배 배달 형식으로 발표하는 자리에서 내놓았던 예금보호한도(5000만원→1억원) 상향 추진 등을 향한 이 대표의 비판이었다.

2001년 도입된 현행 한도가 1인당 국내총생산(GDP) 상승 등 경제 상황 변화와 해외 사례 등을 비교할 때 낮다는 판단에서 국민의힘은 예금자 자산 안전성 강화와 금융기관 간 금리 경쟁 촉진을 전망하고 예금보호자한도 상향 추진을 발표했다.

근로자 재산형성저축 재도입을 밝히면서,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인 소상공인 점포에서 신용카드를 쓰면 50% 소득공제 혜택 제공과 함께 온누리상품권 연간 발행 목표를 현재의 2배인 10조원으로 높이는 내용 등도 내걸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후 광주 서구 양동시장을 방문해 대추를 맛보고 있다. 광주=뉴시스
 
이에 이 대표는 “작년에 저희가 예금자 보호 한도를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올리자, 미납 통신비도 깎아주고 신용 대사면도 해주자고 이미 얘기했다”며 “정부가 권한을 갖고 있는데 왜 안 하는가, 지금도 법률 개정 제안하면 바로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심지어 자신들이 대선 때 약속했던 것, 지난 총선 때 약속했던 것을 반복해서 공약하는 게 수없이 나올 것”이라며 “국민의 주권을 위임받겠다고 하는 정상적인 정치집단이 하는 게 아니라 사기 집단이 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 대표는 “누가 이것을 ‘정책 사기’라고 하던데 금전 사기보다 더 나쁘다”며 “거짓말해서 국민의 주권을 뺏는 건 더 큰 잘못이다. 정치를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국정을 담당하는 정부·여당은 국정을 주도하고 야당이 못하게 하면 설득을 하고 타협을 해야지, 지금 정부·여당이 하는 일은 보면 야당 흉보는 게 일”이라며 “무슨 정부·여당이 야당을 이렇게 헐뜯느냐”고도 질타했다.

계속해서 이 대표는 “경제가 나빠지고 평화가 위기에 빠지고 민주주의가 훼손되고 민생이 나빠지는 것은 다 이런 태도 때문”이라며 “대체 어디에 관심을 갖는지 매우 궁금하다”고 국민의힘을 겨눴다.

이 대표 주장에 유 정책위의장은 5일 “민주당이 먼저 제안했다고 하고 진정으로 민생과 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왜 전임 정부 때는 안 하셨나”라며 “우리보다 먼저 공약으로 내놓지 않으셨는지 궁금하기만 할 따름”이라고 받아쳤다. 그리고는 “지금이라도 그 강력한 180석 의석으로 발의도 하시고 강제로 의사일정도 잡으시고 통과도 시키시고 그러면 되지 않겠나”라고 비꼬았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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