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가드 한국행 인증샷에 ‘좋아요’ 누른 기성용 “실력은 의심할 게 없죠”
“실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죠.”
FC서울을 상징하는 미드필더 기성용(35)은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과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적으로 만났던 제시 린가드(32)와 이젠 동료로 만나게 됐으니 그럴 법했다.
기성용은 5일 일본 가고시마 전지훈련지에서 기자와 만나 “린가드가 왜 서울행을 선택했는지 그 동기가 궁금하다. 1~2년 정도 활약이 미미했지만 마음만 먹으면 더 좋은 곳도 갈 수 있는 선수다. 당연히 기대도 크다”고 활짝 웃었다.
기성용은 국내에서 누구보다 린가드의 실력을 잘 아는 선수다. 그가 스완지시티를 누비던 시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경기를 치를 때면 맞대결이 종종 성사됐다.
2014~2015시즌 EPL 개막전이 대표적이다. 당시 둘 모두 선발로 출전했는데, 기성용이 선제골을 넣으며 2-1로 승리한 바 있다. 반대로 2017~2018시즌 EFL컵 4라운드에선 린가드가 멀티골을 넣으면서 2-1로 웃었다.
기성용은 “린가드는 가진 게 많은 선수다. 국가대표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을 뿐만 아니라 경험도 많다”며 “그라운드에서 자신이 가진 걸 얼마나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실력에 대한 의심보다는 동기부여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기성용의 진심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먼저 확인했다. 린가드가 SNS에 한국행 비행기 탑승샷을 올리자 기성용도 ‘좋아요’를 누르며 화답했다.
기성용은 “한국 생활부터 내가 도울 수 있는 게 있다면 돕겠다. 이름에 걸맞은 활약이 나오면 팬들도 좋아할 테고, 본인에게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성용은 린가드가 자신의 어깨를 짓눌렀던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는 믿음도 내비쳤다. 어느덧 30대 후반에 접어든 그가 매 경기 서울의 승리를 이끄는 해결사가 되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기성용은 “린가드에게 부담을 떠넘기고 싶은 마음도 있다. 린가드 덕에 영어 실력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농담을 던지면서 “린가드가 진심으로 뛴다면 우리 팀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 본인이 매 경기 1~2골 넣어주면 나머지 선수들이 얼마든지 받쳐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린가드도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생각으로 왔다면 성공에 대해 의심할 게 없다. 올해는 부담을 덜어내면서 축구를 즐길 수 있다”는 기대감을 전했다.
가고시마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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