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년만의 외인 주장' 포항 완델손 "우리는 원맨 리더가 아닌 모두가 이끄는 팀"
[OSEN=제주, 이인환 기자] "포항의 첫 외국인 주장이라 자랑스럽다".
2024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 캠프 2차가 5일 제주 빠레브호텔서 열렸다. 이번 2차 미디어 캠프에서는 포항 스틸러스, 광주 FC, 서울 이랜드, 수원 삼성 등이 참가했다.
포항 역시 참석했다. 지난 시즌 FA컵 우승팀이자 리그 2위를 달성했던 포항이지만 대대적인 변화가 있었다.
먼저 선수진에서 대대적인 변화가 있었다. 먼저 공격의 핵심이전 제카(12골 7도움)이 산둥 타이산, 수비의 핵심이던 그랜트가 중국 톈진으로 떠났다. 여기에 국내 선수들도 대거 이적했다. 김승대가 대전하나시티즌, 심상민이 울산 HD, 박승욱이 김천상무, 하창래가 나고야 그램퍼스에 입단했다.
주전 센터백과 에이스가 모두 사라진 상황. 그러나 진짜 타격은 따로 있었다. 바로 포항의 상징과도 같았던 김기동 감독이 새로운 도전을 위해서 서울로 떠났다. 그 빈 자리를 영원한 포항 사나이 원클럽맨 박태하 감독이 부임했다. 그는 김기동 감독이 떠나자 바로 포항의 지휘봉을 잡아 발빠르게 대비하고 있다.
박태하 감독의 부임과 동시에 발빠르게 영입도 진행됐다. 조나단 아스프로포타미티스, 이동희, 조르지 루이스, 어정원 등이 대거 합류하면서 어느 정도 전력 약화를 막아냈다. 여러모로 포항 입장에서는 2년 계약을 체결한 박태하 감독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는 상황이다.
주장 김승대가 떠난 빈 자리에 박태하 감독은 파격 결정을 내렸다. 바로 효자 외인 완델손(35)을 주장으로 임명한 것이다. 이는 포항 51년 역사상 첫 외국인 주장. 과거 시즌 중 임시로 몇몇 경기에 외국인 선수가 주장을 맡은 적은 있으나 이처럼 정식으로 주장에 선임 된 것은 완델손이 처음이다.
2017년과 2019년 포항서 뛰었던 완델손은 2021년 포항에 컴백해서 구단 역대 외국인 선수 출전 순위 5위에 올라있다. 특히 지난 2023시즌에는 리그 베스트 11선수에 선정되기도 했다. 박태하 감독은 이런 완델손을 신뢰해서 주장 완장을 주고 허용준-한찬희를 부주장으로 보좌하게 됐다.
주장 선임 당시 완델손은 “구단 최초 외국인 주장으로 선임돼 영광이다. 우리가 한 가족으로서 서로 돕는다면 더 높은 목표를 성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주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51년만의 외국인 주장이 되고 첫 공식 미디어 회견장에 나선 완델손은 "우리가 다음 주에 전북 현대와 ACL을 앞두고 있다. 다른 팀보다 시즌을 빠르게 시작하게 됐다"라면서 "이기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기동 감독 대신 박태하 감독과 호흡을 맞추게 된 '주장' 완델손은 "감독님 축구에 대해 말로 떠들기 보단 경기장에서 박태하 감독님의 스타일을 보여드리겠다. 경기를 통해서 색깔과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한다"라고 강조했다.
완델손은 51년만의 주장 완장에 대해 "내가 포항의 역대 첫 외국인 주장이 된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주장으로 팀을 이끄는 일에 집중하겠다. 다른 베테랑들도 도움을 줘서 고맙다"라면서 "나는 모범이 되는 주장이 되고 싶다. 나를 믿어주신 박태하 감독님께 감사하다"라고 표현했다.
1989년생인 완델손에게 이번이 첫 주장. 그는 "솔직히 내 축구 인생을 통틀어 브라질이나 한국이나 주장 완장을 차기는 처음이라 더 책임감이 느껴진다. 언어적 소통에 문제가 있으나 충분히 잘해나갈 수 있다고 본다. 우리는 한 명이 아니라 모두가 이끄는 팀이다"라고 책임감을 나타냈다.
파격 결정에 대해 박태하 감독은 "내가 부임하고 1주일 동안 지켜봤는데 선수 개인의 인성이 뛰어났다. 여기에 내 개인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완델손을 추천했다. 완델손은 포항서 충분히 주장을 할 자격이 되는 선수다. 외인들 적응도 돕고 국내 선수도 잘 이끌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느낌을 받았기에 선임하게 됐다"라고 이유를 설명하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한편 완델손은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축에 들어가게 됐다. 그는 나이에 대해 "개인적으로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아니라 선수 개개인의 관리가 중요하다고 본다. 난 선수로 최선을 다해 관리하고 있다. 난 아직 보여줄 것이 많다. 지난 시즌 시즌 아웃을 당했지만 리그 베스트 11을 딴 것처럼 난 더 할 수 있다. 주장이라 무조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더 열심히 해서 자리를 잡도록 하겠다"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mcadoo@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