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故이선균 언급하며 심경고백 "나와 똑같은 말 남겨…추도 기도했다" [MD이슈]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웹툰작가 주호민 부부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 A씨가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 가운데 주호민 부부가 심경을 밝혔다.
주호민 부부는 4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의 민낯을 본 것 같았다"며 그간 비난 여론에 대해 이야기했다. 주호민의 아내 한수자 작가도 "여러 비판 속 결국 남은 얘기는 장애 아동을 분리하라는 이야기였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포장돼 있던 게 벗겨졌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주호민 부부는 지난 2022년 9월 아들 B군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등교시킨 뒤, 녹음된 내용을 기반으로 A씨가 아들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B군은 통합학급(비장애 학생과 함께 수업받는 학급)에서 수업을 듣다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리는 등 돌발행동을 해 특수학급으로 분리된 상태였다. A씨는 B군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발언하는 등의 발언을 한 혐의를 받는다.
주호민은 "제일 끔찍했던 장면이 JTBC 사건반장 보도 장면이었다. '주호민 아들 여학생 앞에서 바지 내려'라는 자막이 나오는데, 옆에선 수화가 나오고 있더라. 9살짜리 장애 아동의 행동을 그렇게 보도하면서 옆에서는 장애인을 배려하는 수화가 나오는, 아이러니의 극치라고 느꼈다"고 토로했다.
한 씨는 아들의 가방에 녹음기를 몰래 넣은 것에 대해 "녹음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뭔가 꼬투리를 잡으려 하는 건 절대 안 된다 생각한다"면서도 "도저히 원인을 알 수 없을 때 지푸라기 하나 잡는 처참한 기분으로 가방에 녹음기를 넣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걸 부모가 직접 확인하는 것은 나에게도 평생의 트라우마"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주호민은 A씨의 1심 선고 당일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서 "기사 터지고 한 3일째 됐을 때 '죽어야겠다' 생각했다"며 "아내에게 죽겠다고 말하고 유서를 쓰기도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주호민은 고 배우 이선균을 언급하며 "그분이 나랑 똑같은 말을 남겼다고 하더라. 많은 감정이 올라왔다"며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는 분이지만, 추도하는 기도도 혼자 했었다"고 말했다.
또한 주호민 부부는 그동안 입장을 밝히지 않은 이유에 대해 "언론이 자극적인 제목을 뽑아내고 본질을 왜곡하면서 여론이 불바다가 됐다"며 "그때는 어떤 이야기를 해도 들어주시지 않을 것 같았다"고 했다. 주호민은 "고통스러운 반년이었고, 판결이 나왔지만 상처만 남았다"며 "여기서 마무리되기를 바라지만 A씨가 항소한다고 하니, 언제까지 이어질지 몰라 막막하고 괴롭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일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유죄는 인정하지만, 가벼운 범죄에 대해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미루고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사실상 없던 일로 해주는 판결이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