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2만6천원…프랑스 파리, SUV에 ‘주차비 3배 더’

공간·환경 문제로 9월부터 시행 예정…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은 제외

4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이 지나가고 있다. EPA 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시가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에스유브이)의 주차비용을 기존보다 3배 올린다.

4일(현지시각) 열린 파리 주민투표에서 에스유브이 주차비 인상안에 대한 시민들의 찬성 의견이 54.5%로 반대 의견(45.5%)보다 많았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전했다. 투표율은 5.7%로 낮았지만 주민투표에서 인상안이 통과되면서 이들 차량에 대한 주차비는 3배 오른다. 파리 도심지의 경우 현행 1시간에 6유로(약 8600원)에서 18유로(약 2만6000원)로 인상된다. 파리시 외곽의 경우 그동안 4유로(약 5800원)였던 주차비는 12유로(약 1만7000원)로 오른다. 주차비 인상안은 오는 9월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다만, 거주자 전용 주차 구역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주차비 인상은 내연 기관 차량뿐 아니라 전기차에도 적용된다. 무게 1.6톤 이상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에스유브이와 2톤 이상 에스유브이 전기차가 대상이다.

이번 주민투표는 공공 공간 확보, 환경오염 등을 이유로 파리시가 추진했다. 프랑스 사회당 소속 안 이달고 시장은 이날 투표를 독려하면서 크기가 큰 에스유브이 차량이 좁은 파리 거리에서 너무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오염이 심할 뿐 아니라 소형차보다 더 많은 교통사고를 일으킨다고 주장했다. 그는 “더 크고 더 높고 더 넓은 자동차를 선호하는 경향을 깰 때가 왔다”라며 “우리의 도로 소유권을 되찾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