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준연동형 유지에 제 3지대, '빅텐트' 속도내나
정당지지율 높을수록 다수 비례의석…빅텐트 논의 속도 전망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 입장을 밝혀 4월 총선은 준연동형제로 치러질 것으로 보여 제3지대 신당들이 준연동형에 유리한 '빅텐트' 구성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민주진보진영을 통합한 비례연합정당 구성이 기정사실화함에 따라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아닌 제3지대 세력들로써는 가능한 하나의 정당으로 지지율을 합하는 게 1석이라도 더 얻을 수 있는 형국이 됐기 때문이다.
전날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와 민주당 탈당파가 주축인 '미래대연합'이 공동 창당대회를 가졌지만 미래대연합 공동대표였던 이원욱·조응천 의원은 불참했다. 이번 통합을 '묻지마 통합'으로 규정하며 "영혼없이 몸만 얻어주는 일"이라고 불참 이유를 댔다.
양측 관계자들의 의견을 모아보면 전날 새미래와 미래연 간 협상 과정에서 당명, 이낙연 전 대표 선봉 역할 등을 두고 이견이 나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의원과 조 의원은 향후 대화의 여지는 열어뒀지만 어떤 결정을 할 지는 미지수다.
양측 갈등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주도하는 제3지대 빅텐트 구성에 이낙연 신당 참여를 놓고 이견차를 보이고 있는 데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보수와 진보 중간 지대에 빅텐트가 쳐져야 하는데 이준석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는 정강·정책 측면에서도 간극을 좁히기 어려울 정도의 차이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을 통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새미래와 우리는 공통의 위협에 대해서는 힘을 합치고 또 정책상 이견에 대해서는 상호보완적 토론을 해야하는 관계"라며 "일방주의와 정쟁을 타파하고자 용기있게 나선 그들과 국민을 바라보고 하는 정책 경쟁 이외에는 어떤 갈등도, 시기도 할 필요가 없다"고 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상황에서 이원욱·조응천 의원의 이탈까지 더해 빅텐트 구성 과정이 험난할 것이란 예측이 쏟아졌다.
그러나 민주당의 준연동형 유지 및 통합형 비례정당 구성 추진 결정에 제3지대의 통합 행보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제3지대 빅텐트가 구성되면 이들은 거대양당 정치 타파를 기치로 대립각을 세우며, 유권자들에게 표심을 호소할 수 있어 정당 득표율을 높여 비례대표 의석수를 늘릴 수 있다.
제3지대 신당들은 민주당의 준연동형 유지를 양당독점 정치 폐해로 몰아붙였다.
이낙연 새미래 인재위원장은 SNS 글에 "이재명 대표가 준위성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며 "이 구상은 기존 양당독점 정치구조와 정치양극화의 폐해를 극대화하는 망국적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준연동형을 유지하려면 위성정당 문제를 미리 해결했어야 했다. 그러나 거대양당은 상대를 핑계삼아 위성정당 설립을 서로 묵인하는 '반칙의 공조'에 나섰다"며 "지금의 양당은 대한민국을 추락의 위기로 몰아넣은 공범이다. 그들의 무책임한 적대적 공생 음모를 국민이 깨뜨려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합류를 이탈한 이원욱·조응천 의원은 입장문을 내어 "통합형 비례정당은 사실상 위성정당의 다른 이름"이라며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 방탄국회 2탄을 만들겠다는 속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반민주적 정당정치를 선언하고 대선 공약은 폐기하겠다는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는 국민의 거대양당 심판을 간과하고 있다"고 보탰다.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는 SNS를 통해 "민주당은 역시 딱 예상했던 대로 결정했다"며 "이 일을 주도한 민주당 지도부와 민주당에 빌붙어 비례 한두 석 해 보려는 세력들은 역사에 길게 오명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 공동대표는 "준연동형 비례제가 병립형보다 좀 더 진전된 제도라고들 하지만, 위성정당이 있는 준연동형 비례 제도가 최악이라는 것에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래는 위성정당을 만들고 싶지 않았는데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만들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민주당도 만들었다는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으려면 정상적으로 비례 후보를 내면 된다"고 일갈했다.
이준석 대표는 "결국 지난 선거와 다름 없는 선거를 하게 된 것에 대해 비판 여론이 있을 것"이라며 "개혁신당도 위성정당을 만들 수 있다"고 맞서기도 했다.
준연동형제 유지로 거대양당 외 정당들이 국회에 입성할 수 있는 작은 발판이 마련됐다. 하지만 제3지대 신당은 거대양당의 위성정당 및 준위성정당을 타개할 틈새공략이 필요하다. 특히 정당 지지율이 높을수록 비례 의석수가 늘어나는 선거제를 감안해 거대 양당과 맞서는 '빅텐트' 구성 논의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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