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쿠팡이츠 쫓아오자…요기요, 4년 만에 '파격 승부수' [이선아의 킬러콘텐츠]
개인 취향 반영한 맞춤형 메뉴 추천
쿠팡이츠 할인공세에 '서비스 강화'로 맞불
배민도 전통시장 장보기 등 서비스 늘려
요즘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등 국내 배달 앱 시장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총성 없는 전쟁'이다. 엔데믹 이후 배달 수요가 줄어들면서 시장은 정체됐는데, 후발주자인 쿠팡이츠까지 뛰어들어 무섭게 세를 불리고 있어서다. 쿠팡이츠는 공격적 할인을 앞세워 2위 요기요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요기요가 앱 전면 개편을 통해 '2위 수성'에 나선다. 3년 만에 브랜드의 얼굴인 앱을 싹 바꾸고,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내놓기로 했다. '단순 배달' 앱에서 '배달 큐레이터' 앱으로 거듭나 쿠팡이츠와의 격차를 벌리겠다는 의도다.
◆요기요 "맞춤형 '배달 큐레이터' 될 것"
5일 업계에 따르면 요기요는 설 연휴가 끝난 직후인 13일께 앱 사용자환경·경험(UI·UX)을 전면 개편할 예정이다. 2020년 홈 개편 이후 4년 만의 대대적 개편이다. 핵심은 '개인 맞춤형'이다. 현재는 앱 첫 화면을 메뉴별로 구성했지만, 개편 후에는 개인 맞춤형 주문 서비스를 전면적으로 내세울 예정이다. 카카오와 협업한 '주문하기 by 요기요'처럼 과거 소비자의 이용 데이터를 분석해 재주문 가능성이 높은 메뉴를 보여주는 식이다.
개인이 선호하는 맛과 식감, 최신 유행 트렌드, 할인 등을 기반으로 취향에 맞는 메뉴도 추천해준다. 모든 배달 상황을 직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주문현황, 기상상황 등을 최상단 배너로 노출하고, 소비자가 자주 찾는 콘텐츠인 '할인' 탭의 접근성도 향상하기로 했다. 요기요 관계자는 "이들 서비스를 통해 '개인 맞춤형 배달 큐레이터', '나를 가장 잘 아는 앱'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
요기요가 3년 만의 개편에 나선 배경엔 쿠팡이츠의 공세가 있다. 쿠팡이츠는 1100만명에 달하는 쿠팡 '와우회원'을 대상으로 음식 가격의 최대 10%를 즉시 할인해주고 있다. 일부 회원에게만 선착순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경쟁사들보다 더 파격적인 혜택이다. 할인된 비용은 쿠팡이 부담한다.
이를 앞세워 쿠팡이츠는 빠르게 요기요와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요기요와 쿠팡이츠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각각 656만 명, 545만 명이었다. 작년 1월만 해도 요기요가 436만 명 앞섰는데, 1년 만에 111만 명으로 격차가 줄어들었다. 지난달 21일에는 쿠팡이츠의 하루 활성 이용자 수(DAU)가 요기요를 제치기도 했다.
◆'서비스 강화' 배민·요기요 vs. '상시할인' 쿠팡이츠
쿠팡은 '상시 10% 할인'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이런 전략을 따라하기엔 한계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는 분기 매출이 8조원에 달하는 쿠팡이 적극 지원하면서 마케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지만, 배달업 자체인 본업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이렇게까지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배달의민족의 모기업은 독일 배달업체 딜리버리히어로(DH)다. DH는 전세계적으로 배달 수요가 줄어들면서 작년 적자를 봤다.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퍼미라 컨소시엄(70%)과 GS리테일(30%)을 주주로 두고 있는 요기요 운영사 위대한상상도 지난해 3분기 기준 525억원의 적자를 냈다.
요기요는 이를 '서비스 강화'로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이정환 전 대표가 2개월 만에 사임한 후 구글 출신의 전준희 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것도 이런 맥락이다. 전 대표는 1993년 이스트소프트를 공동 창업한 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해온 테크 전문가다. 구글뿐 아니라, 우버, 쿠팡 등에서 테크 전략을 총괄했다. 2022년 요기요에 합류한 뒤 배달비 무료 구독 서비스 '요기패스X' , 카카오 '주문하기 by 요기요' 등 다양한 사업을 이끌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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