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이복현 "ELS 재가입시 적합성 원칙 안지키면 금소법 위반"

송주오 2024. 2. 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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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금감원 업무계획]
"재가입자도 가입 시점 리스크 고지 여부 따져야"
"과거 손익 통계 빠진 부분 금융사도 반성해야"
"상반기 중 태영건설급 충격 줄 건설사 없어"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에 재가입한 소비자의 경우 금융소비자보호법 적용 여부를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재가입한 시점에 적합성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면 금소법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2024년 업무계획’ 브리피에서 “재가입한 경우도 최초 가입 시기에 리스크 고지가 잘 됐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며 “그렇지 않았는데 판매사에서 재가입을 명분으로 적합성 원칙을 지키지 않고 그냥 ‘믿고 가입하세요’라며 스리슬쩍 권유했다면 금소법상 원칙을 위배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융회사의 불완전판매와 관련 “판매사에서 20년간의 손익 통계나 추세를 분석해서 제시해야 하는데, 어떤 금융사에서는 75% 이상의 ELS 급락기 통계 수치가 빠진 사례도 있었다”며 “이런 지점에서는 금융사가 반성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해서는 “지금은 시장적 방법으로 부동산 PF 부실을 정상화해야 할 적기”라면서 PF 부실 정리에 속도를 내기 위해 전체 동의가 없어도 유의미한 소수가 원하면 경·공매로 넘어갈 수 있도록 대주단 협약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어 “상반기 중 태영건설급으로 시장에 충격을 줄 만한 유동성 이슈가 눈에 보이는 정도로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2024년도 금융감독원 업무계획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다음은 이 원장과 일문일답이다.

-ELS 재가입이 이력이 있으면 불완전판매 소지가 낮다는 평가가 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ELS가 오랜 기간 운영한 상품이다. 언론이든 여권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여러 번 가입하신 분들은 그 상품에 대해서 이해도가 높을 것이 아니냐는 점에 대해 저희도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상황이 중요하다. 지금 지난 2020년, 2021년 가입한 분들이 문제가 되고 있다. 재가입이라고 하면 최초 가입이 2017년 전후가 될 것이다. 지난 2015년, 2016년에 ELS 지수가 중국의 부동산 경기 등과 관련해서 폭락 사태가 있어서 손실점으로 떨어진 적이 있다. 그래서 일부는 손실을 본 적 있다. 2015년, 2016년 리스크가 제대로 고지 안 된 상태에서 ‘그냥 믿고 가입하세요’라고 스리슬쩍 가입을 권유를 받았다면 그 시점에 적합성의 원칙, 금소법상의 원칙 위배 이슈가 있다.

금융회사 담당다 입장에서도 고민(소비자의 자금용도)을 해줘야 한다는 게 금소법의 정신이다. 그런 고민들이 있었는지를 면밀히 봐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금소법의 원칙을 고민해보는 지점이 될 수 있다.

-검찰 재직 시절 수사했던 이재용 상섬전자 회장의 경영 불법 승계 의혹 1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난 2년간 서초동을 떠난 이후 재판 진행상황 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을 맡고 있는 공직자로서 국가졍에서 차지하는 삼성전자내지 삼성그룹의 중요성, 위상에 비춰 이번 벌차가 사법리스크를 일단락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홍콩H지수 ELS 관련 심각하다고 느낀 사례가 있는가. 업무계획에서 언급한 ‘합당한 수준의 피해 구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는가?

△상품의 예상 손실과 관련래서 합리적인 기준으로 분석해서 제시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관련 규정상 20년간의 어떤 손익 통계라든가 추세를 분석해야 한다. 그런데 금융회사는 2010년 전후에 75% 이상 ELS 급락 수치가 빠진 통계 기준을 가지고 수익률 제시를 했다. 이런 것들은 은행 창구에서 아무리 설명을 잘해도 전체 운영에서 잘못된 지표를 제시했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잘못된 설명이 일부 이상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볼수밖에 없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금융회사가 어느 정도 반성을 해야한다.

소비자 사례를 2~3주 사이에 모두 결론 내리긴 어렵지만 유형별로 샘플링해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명절 전까지는 회사별로 드러난 문제점들을 유형화해 이번 달 마지막 주까지 정리하면 책임분담 기준안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예컨대 소비자는 100%를 원하고 금융사는 50%를 수용할 수 있다면 최소한 50%라도 먼저 진행을 하는 것이 큰 손실을 본 소비자들 입장에서 보면 당장은 (유동성에)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만 저희가(금융당국) 은행권이라든가 증권업계에 공감대가 없는 상태에서 강하게 일방적으로 할 성질은 아니다.

-설 연휴 이후 2차 검사가 예정돼 있는데 최대 판매사인 KB국민은행을 타깃으로 하는건가?

△국민은행이 판매량과 소비자들이 많다. 그렇다보니 국민은행이 중요한 검사, 어떤 소통의 대상인 것은 맞지만 국민은행에 한정 짓지는 않는다. 2차 검사는 1차 검사에 적발된 유형별 위법, 위규 소지들을 각 금융회사에 대입시키는 작업이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국민은행에 한정된 게 아니다. 언급한 사례 말고도 유의미한 위법 사안이 꽤 있다. 관련해서 향후 설명할 기회가 있을 예정이다.

-ELS 관련 향후 제재계획은?

△계약취소 및 임직원 제재 등은 사실적 근거를 갖고 진행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 건에 대해서는 아직 제재 여부나 제재 범위, 그 그건 등 이런 것까지 아직 진도가 안 나갔다. 시간이 지나서 다시 한 번 얘기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지금 중요한 것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반성 조건으로 손실을 일부 분담해 줄 상황이 되는지 안되는지를 정리하는 등이 급선무다. 금융당국도 과거 관리를 잘못한 책임이 있으면 겸허하게 반성을 할 것이다.

-부동산 PF 연내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부실 정리가 어떻게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보는가?

△지금의 대주단 협약은 사실상 전체의 동의가 없으면 경·공매로 넘기는 게 되게 어려운 구조다. 유의미한 소수가 원한다면 경·공매로 넘길 수 있게 어떤 구조화 작업을 변화시켜야 한다. 실질적 사업성 평가가 건전성에도 반영이 되고 사업성 평가에 따라 필요하다면 외부 평가 기관들이 들어와서 평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들을 빠른 시간 안에 만들어야 2분기 이후에 조정이 되는 거다. 시장이 어느 정도 받쳐줄지는 또 다른 문제이지만, 금감원이 강한 강도로 말하는 것은 시장에 강한 저항이 있더라도 뚫고 나가겠다는 의미다.

-PF는 어떤 부분이 문제인가?

△브리지론의 경우 세 번 이상 만기가 연장됐다면 2년 가까이 본PF로 전환이 안된 것이다. 본PF로 전환되도 정부가 엄청나게 부동산 붐을 일으키거나 분양가가 2배 정도 올라가지 않는 한 사업성이 맞지 않는다. 이런 것들에 대한 사업성 평가가 지금 만기 연장이 되는 등 느슨한 형태로 평가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이거는 정말 칼날 느낌이 나도록 그렇게 하겠다는 의지를 말한 것이다.

저축은행 사태 이후 사업성 평가 기준을 만들어서 상당히 오랜 기간 잘 끌고 왔다. 하지만 유동화의 정도, PF 규모 등이 고도화됐기 때문에 시장의 상황을 반영한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구조조정과 관련해 작년 태영건설처럼 자금 흐름 등을 눈여겨 보고 있는 건설사가 몇 개 정도인가.

△올해 상반기 중으로 태영건설 급으로 시장에 충격을 줄 만한 건설사의 유동성 이슈는 없다. 그런 이슈가 발생하지 않도록 갖고 있는 창구를 통해 챙겨보고 있다. 대형이든 중형이든 시장의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은 안타깝지만 시장 정리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하기도 하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저축은행 사태 이후 건전성 관리 제도가 굉장히 타이트하다. 작년 새마을금고 사태처럼 당장 어디가 문제가 되는 상황은 전혀 아니다. 다만 건전성 관리의 지표로 삼는 것들이 문제가 생기면 순차적으로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M&A 등 본인들이 원하는 방식을 진행하는 것들이 바람직하다. 무슨 일이 생길 것 같다 싶으면 오히려 일종의 김을 뺀 형태의 예특 가능성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언론, 시장과 소통하며 관리하겠다.

-ELS 자체 배상안 언급이 금융사에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자체 배상은 마련하지 못한다고 불이익을 줄 생각은 전혀 없다. 과거에도 분쟁 조정 절차가 끝나기 전에 본인(금융회사)들이 인정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일단 먼저 지급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법적 절차를 통한 사례가 꽤 있다. 그런 것들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은행권 초과이익, 횡재세와는 성격이 다르다.

-은행권 고배당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충분한 충당금 적립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그에 따른 대비를 해달라는 의미다. 이것이 충족됐다는 것을 전제로 영업을 잘했으면 초과이익이 많을 것이다. 이익이 많이 났으면 충분한 주가치 환원을 하셔서 그에 따른 적정한 주가 평가를 받는게 좋겠다라는 걸 일관되게 얘기하고 있다.

송주오 (juoh41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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