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금리 인하 서둘지 않겠다”… 올해 3차례 인하 전망 고수 시사[연준 돋보기]

뉴욕=김현수 특파원 2024. 2. 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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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CBS 심층 인터뷰 “3월 인하 어렵다”
사람들 실망 지적에 “인플레 하락 자신감 필요”
정치적 논란에 “금리 인하에 정치적 고려 없다”
美 상업 부동산 우려에 “은행위기 가능성 낮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워싱턴=AP뉴시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4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 ‘추적 60분’에 출연해 연준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메시지를 재차 강조했다. 지난달 31일 금리를 동결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3월 금리 인하는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밝혔던 것에 대한 연장선상이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수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의 지난달 12월 상승률이 2.9%로 2021년 이후 처음으로 2%대로 떨어졌음에도 미국의 견고한 경제성장으로 인해 인하에 서두를 필요가 없어졌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최근 경제 성장 덕에 “금리 인하를 언제 시작할지에 대한 질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발언했다. 이어 “경제가 약화된다면 금리를 더 일찍, 어쩌면 더 빨리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만약 경제가 약해진다면 즉, 인플레이션이 더 지속적이라는 것이 증명된다면 우리는 금리를 더 늦게, 어쩌면 더 느리게 인하해야 할 수도 있다”고도 언급했다.

또 연준이 올해 3번 인하를 전망한 기존 점도표를 3월에도 유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시장은 올해 6번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3월 회의에서 업데이트하겠지만 그 사이에 예측을 드라마틱하게 바꿀 것이라고 생각할 만한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소수를 제외한 거의 모든 위원들이 올해 금리 인하를 통해 제약적인 수준에서 벗어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고 금리 인하가 ‘기본 전망(base case)’이라고 밝히며 “다만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 적절한 시기를 선택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방송은 4일 공개됐지만 1일에 녹화된 것이다. 그 사이 파월 의장은 미 대선 한복판에서 정치적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주 FOMC에서 파월 의장이 3월 금리 인하 기대를 저버린데 대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저격하기도 했다. 셰로드 브라운 상원의원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주 파월 의장에게 금리 인하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파월 의장은 정치적 논란에 대해 “연준은 정치를 고려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주 미 뉴욕지역 중견 은행인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가 한주 동안 42% 가량 폭락하는 등 미 상업위기발 은행 부실 우려가 증폭됐었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대형 은행의 대차대조표를 살펴본 결과 관리 가능한 문제로 보인다”며 “상업 부동산 익스포저가 집중돼 있는 일주 지역 중소형 은행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우리는 이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준이 오랫동안 알고 있던 문제이며, 예상되는 손실을 극복할 수 있는 자원과 계획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그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P뉴시스

다음은 인터뷰 주요 질문과 파월 의장 답변.

-인플레이션은 죽었나?
“ 그렇게까지 말하긴 어렵습다.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인플레이션이 지난 1년 동안, 그리고 지난 6개월 동안 상당히 급격하게 낮아졌다는 것이다. 아직 일이 끝나지 않았다.”

-왜 지금 금리를 인하하지 않나?
“우리 경제는 견고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노동 시장도 강하며 인플레는 낮아지고 있다. 이처럼 경제가 강하기 때문에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이 2%로 지속 가능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증거를 더 많이 보고 싶다. 거의 모든 위원이 올해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고 본다.”

-언제 내릴 것인가?
“그건 데이터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너무 빨리 움직일 때의 위험과 너무 늦게 움직일 때의 위험을 비교해 실시간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우리가 더 빨리 움직이고 싶게 만드는 상황은 노동 시장의 약세를 보거나 인플레이션이 정말 설득력 있게 내려가는 것을 보는 경우다.”

-당신은 수요일에(FOMC 당일)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켰다.
“물가 안정을 회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일상적인 경제 생활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20년간 지내온 곳이다. 우리는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고, 그 길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지 그것을 확실히 하고 싶을 뿐이다”

-물가상승률이 딱 2.0%가 되어야 금리를 내리겠다는 것인가?
“전혀 아니다. 우리는 장기적으로 2%로 되돌리려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금리 인하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는데 현재 12개월 기준 인플레이션은 2~3% 사이다.”

-그렇다면 현재 인플레이션에 전망은 무엇인가?
“기본 시나리오는 올해 첫 6개월 동안 인플레이션이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우리는 12개월 단위로 인플레이션을 살펴본다. 작년 첫 5개월은 상당히 높은 수치를 기록했는데 올해에는 12개월 인플레이션 수치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

-다음 FOMC 회의는 3월인데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나?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2%로 내려가고 있다는 자신(confidence)을 더 갖고 싶다. 기자회견에서도 말했지만, 7주 후인 3월 회의까지 위원회가 그 정도의 자신감에 도달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그것이(3월 금리 인하) 가장 가능성이 높거나 기본 사례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

-지난 12월에 연준은 올해말까지 금리를 4.6%까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여전히 그런가?
“그 예측은 12월에 나온 것이고, 참가자들의 개별적인 예측 (중간값)이다. 3월 회의에서 업데이트하겠지만 그 사이에 예측을 드라마틱하게 바꿀 것이라고 생각할 만한 일은 없었다”

-급격한 금리 인상이 불가피했나? 이것이 초래할 고통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렇다. 솔직히 고통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 고통은 과거 처럼 실업률 상승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는 역사적으로 이례적인 일이다. 내 생각에는 팬데믹으로 인해 수요와 공급이 모두 왜곡되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 사람들이 재택근무를 하면서 전국의 상업용 오피스 빌딩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이 주도하는 또 다른 은행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한다. 대형 은행의 대차대조표를 살펴본 결과 관리 가능한 문제로 보인다. 상업 부동산 익스포저가 집중돼 있는 일주 지역 중소형 은행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우리는 이들과 협력하고 있다. 상당한 규모의 문제지만 글로벌 금융 위기 등 과거에 종종 보아왔던 위기 상황의 전조는 아닌 것 같다.”

-중국 경제는 어떻게 보나.
“ 중국 경제는 현재 몇 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고 성장이 둔화됐다. 문제는 ‘그것이 미국에 얼마나 중요한가?’이다. 중국과의 경제 관계는 중요하지만 대부분 중국산 제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미국의 금융 시스템은 중국의 금융 시스템과 깊게 얽혀 있지 않다.
따라서 중국에서 일어나는 일(부동산 위기 등)이 경제나 금융 시스템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하지 않는 한 미국에 대한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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