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 감독의 ‘와인 데이트’ 제안, 마테이는 “즐겨먹진 않지만...감독님과 함께라면”
“Ye···yes.”
지난 4일 수원체육관에서 끝난 프로배구 남자부 한국전력과의 경기를 마친 후 우리카드 외국인 선수 마테이는 한 질문을 받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에게 던져진 질문은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이 와인을 한 잔 하자고 하면 응할 것인가’라는 물음이었다.
감독의 와인 요청에는 이유가 있었다. 우리카드 선두 수성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야할 마테이가 시즌을 치를 수록 기량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4라운드 6경기에서 득점 141개, 공격 성공률 46.93%, 서브 득점 세트당 0.167개를 올리는 등 올시즌 들어 가장 좋지 않은 기록을 냈다.
신영철 감독은 부진한 마테이에게 훈련에 대한 재량권을 부여하는 등 그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도 “마테이가 저녁에 와인을 한 병 먹어야 컨디션이 좋다면 같이 먹어줄 수도 있다”라며 간절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마테이는 감독의 마음을 잘 아는 듯, 이날 경기에서 서브 에이스 3개, 블로킹 득점 2개를 포함해 26득점을 올리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우리카드는 17승9패 승점50을 기록하며 뒤를 바짝 추격하던 대한항공(15승11패 승점 47)과의 격차를 벌리며 한시름 놓았다.
경기 후 수훈선수로 선정된 마테이에게 감독과의 ‘와인 데이트’에 대한 질문이 자연스레 나왔다. 마테이는 살짝 당황했는지 답을 하면서 조금은 주저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와인을 즐겨먹지 않지만 경기당 한 잔씩 하는 걸 감독님이 긍정적으로 생각하신다면 같이 마실 생각이 있다”고 응했다.
그는 자신의 기를 살려주려는 감독의 마음을 잘 안다. 마테이는 “감독님과의 궁합은 긍정적”이라며 “부정적인게 없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목표가 같기 때문에 목표에 같이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좋은 환경과 컨디션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보답하기 위해서 좋은 경기를 보여드려야한다. 책임감을 가지고 항상 훈련에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시즌을 앞두고 우리카드가 선택한 마테이는 남자부 외국인 선수들 중 유일한 ‘새 얼굴’이었다. V리그 경험이 전무했지만 빠른 속도로 한국 무대에 적응하며 우리카드의 선두를 이끌고 있다.
마테이는 감독의 지도가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감독님이 가르치는 지도 방식 등이 훈련 때 많은 도움이 된다”라며 “감독님이 직접 시범도 보여주시는데 배구 기술적이나 지식적으로나 지도 방식이 긍정적이다. 모든 포지션에서 도움을 주려고 하는게 많이 보인다. 그런 모습에 항상 긍정적이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앞으로도 마테이와 신 감독의 좋은 궁합이 이어진다면 우리카드는 선두 자리를 계속 지킬 수 있다. 신 감독은 “어려운 경기를 이겨서 자신감이 생겼을 것이다. 칭찬을 해주고 싶다”며 거듭 외인의 기를 살렸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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