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낙찰가 4301억’ 승자의 저주 우려에... 과기부 “제4 이동통신, 망 투자 면밀히 모니터링”
과기정통부, 4301억원 낙찰액 따른 재무건전성 우려 인지
투자만 받고 사업 포기하는 ‘먹튀’에는 “일어날 가능성 낮아”
5G 28㎓ 단말기 공급, TF 구성해 운영할 계획
중국 통신장비 사용 가능성에 “백도어 문제 등 살펴볼 것”
742억원으로 시작한 제4 이동통신 서비스용 5G(5세대 이동통신) 28㎓(기가헤르츠) 주파수 할당 경매가 480% 뛴 4301억원으로 마무리, ‘승자의 저주’ 우려가 나오는 것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신규 사업자의 망 투자가 순조롭게 진행되는지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라고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5일 정부세종청사 내 과기정통부 브리핑룸에서 ‘28㎓ 대역 주파수 경매 후속 조치 브리핑’을 열고 5G 28㎓ 주파수 경매를 낙찰받은 제4 이통사에 대한 관련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재무건전성 우려에 빠진 스테이지파이브 컨소시엄 ‘스테이지엑스’에 대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김경만 통신정책관(국장)은 “통신시장은 (시설 투자가 사업 경쟁력으로 연결되는) 장치산업의 특성을 그대로 갖고 있다”라며 “국내 통신시장은 기존 통신 3사가 독과점적 구조를 구축한 만큼 신규 사업자가 경쟁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은 구조”라고 했다. 이어 “신규 사업자가 시장에 잘 안착해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라며 “통신 3사의 기존 망을 빌려 쓰는 로밍이나 기지국 등 설비 투자에 정부가 적극 개입해 제4 이동통신사가 시장에 잘 안착하도록 돕겠다”라고 했다.
브리핑에 함께 참석한 김경우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기획과장은 주파수 낙찰 대금이 4301억원으로 크게 늘어나면서 제기된 재무건전성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라고 답했다. 김 과장은 “신규 사업자의 재무적 부담 증가로 28㎓ 대역을 통한 이동통신 사업의 경제성과 망 투자, 그리고 사업 활성화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이번 결과는 사업자들이 경매에 참여할 때 이미 밀봉입찰까지 고려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향후 사업성과 재무적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선택인 것”이라며 “정부는 향후 신규 사업자의 망 투자가 순조롭게 진행되는지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라고 했다.
과기정통부는 정부의 정책 지원만 받은 후 28㎓ 주파수를 반납, 통신 사업을 포기하는 일명 먹튀(먹고 튀기) 가능성에 대해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경만 국장은 “먹튀는 생각하지도 못한 것으로 ‘너무 앞서간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최대 4000억원의 정책 자금을 지원받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 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으로부터 재무와 담보 평가를 받아야 한다”라고 했다.
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에 신한투자증권이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한 것에 대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정재훈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과장은 ”전파법에서 요구하는 조건에 맞춰 적격 검토를 진행했다”라고 했다. 김경만 국장은 “신규 사업의 통신시장 진입 어려움을 낮추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며 “스테이지엑스가 책임감 있게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것이라 믿는다”라고 했다.
스테이지엑스에 대한 지원이 알뜰폰 육성 계획과 충돌한다는 지적에 김 국장은 “스테이지엑스가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내놓을지 모르지만, 기본적으로는 알뜰폰 사업에 28㎓ 주파수를 활용한 서비스를 결합한 형태로 보인다”라며 “이는 신규 사업자가 통신 3사 체제로 들어가기 위한 중간 단계로, 해당 사업이 잘 되기 위해서는 신규 사업자와 알뜰폰 육성 정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80여개 알뜰폰 업체가 난립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앞으로 알뜰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생각”이라며 “이를 통해 스테이지엑스가 알뜰폰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28㎓ 주파수 투자조건을 잘 이행하도록 돕겠다”라고 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5G 28㎓ 주파수를 사용하는 5G 단말기가 부족한 상황에 대해 김경우 과장은 “과기정통부를 중심으로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등과 데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다”라며 28㎓ 단말기는 미국 버라이즌과 삼성전자가 이미 개발해 공급 중으로, 단말기 공급에 대한 걱정은 크게 안 해도 될 것”이라고 했다.
스테이지엑스가 5G 28㎓ 기지국 구축 비용을 줄이기 위해 중국 화웨이의 통신 장비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김경만 국장은 “중국 장비는 보안 규정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허들을 무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며 “안정성 검토나 백도어 문제 등을 살펴볼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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