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 전국 최초 경부선 지하화 주장… “삶의 질 향상할 것”
1월 특별법 통과돼, 사업 첫발 내디뎌
“안양시민의 숙원사업이자 민선 5기 공약사업으로 추진해 온 경부선 지하화 사업이 지난달 특별법으로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사업의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안양시는 앞으로 철도 지하화에 대한 기본계획을 촘촘히 수립해 단절된 도시공간을 통합하는 등 안양시 발전의 중요한 동력으로 만들어 내겠습니다.”
민선 5기 재임 시절 ‘경부선 지하화 추진협의회’ 초대 회장을 지낸 최대호 안양시장은 “10여년 전부터 준비해 온 경부선 지하화 사업의 법적 근거가 마련돼 매우 기쁘다”며 “안양시가 수립한 경부선 지하화 기본구상 용역 결과가 특별법안에 상당 부분 반영돼 더욱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최 시장은 지난 2012년 전국 최초로 경부선 국철 지하화 사업을 제안했다. 이 제안으로 서울 용산구와 동작구, 영등포구, 구로구, 금천구 및 군포시 등 7개 지자체와 공동협약을 체결했으며 당시 안양시민을 포함해 7개 지자체 103만여명이 서명운동에 참여해 경부선 지하화에 불씨를 당겼다.
또 지난 2014년에는 경부선 지하화 기본구상 용역을 마무리해 그동안 10여차례 국토부에 지속적으로 건의, 10여년 만에 철도 지하화 사업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 경부선 인근 주민, 수십년간 불편 호소
경부선 지하화 사업은 선거철만 되면 빠지지 않았던 공약 중 하나였다. 철도가 도심을 가로질러 개발을 방해하고 소음과 진동, 분진으로 시민들에게 고통을 주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지하철 1호선은 지상으로 전철이 다니는 지상철도다. 1974년 8월15일 처음 개통돼 50여년의 오랜 역사가 있다. 서울에는 총 101.2㎞에 달하는 지상철도가 깔려 있고 군데군데 위치한 차량기지도 4.6㎢ 규모로 여의도 전체 면적과 비슷한 수준이다.
철도 개통 초기에는 지하로 전철을 개통의 기술적, 비용적인 문제로 인해 지상에 설치했는데 도시가 점차 발전하면서 문제가 서서히 생기기 시작했다. 전철로 인한 도시공간 단절은 물론이고 철도 인근 주민들이 소음과 진동 등으로 수십년간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지역은 지하철 대부분이 지하에 설치돼 있지만 1호선이 통과하는 경기도나 인천시, 서울시 외곽 등은 도심의 지상을 가로지르고 있다.
■ 지하화하면 260만명 교통환경 개선 전망
안양시는 오래전부터 지하철 1호선 지하화를 주장해 왔다. 안양시는 지난 2014년 경부선 지하화 기본구상 용역을 마무리하고 국토부에 사업의 필요성과 경부선 지하화 건설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당시 안양시가 실시한 용역 결과에는 서울역에서 당정역까지 약 32㎞ 구간을 지하화할 경우 사업비는 15조원이 소요되고 사업비는 정부가 0.07%, 정부와 지자체 19.16%, 민간자본(금융 등) 80.77%가 부담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지상공간에는 광역녹지 네트워크와 공공주택, 업무, 상업, 문화시설이 들어서는 복합개발이 합리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업 방식은 특별공사 설립을 통한 공영개발을 추천했다.
철도건설법에 따른 원인자 부담 해소와 중앙정부 재정 지원, 철도부지 무상 현물출자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경부선 지하화 건설 특별법 제정을 제안했다.
철도 부지 매입과 공공기관 공공택지개발 사업성 보전을 위해 과밀부담금, 교통유발부담금, 개발부담금 등 조세감면 등을 함께 건의했다.
경부선 철도가 지하화하면 서울과 경기권 7개 지자체 260만명의 교통과 생활환경이 개선돼 삶의 질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28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0조원의 부가가치효과 및 29만명의 고용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파리 라데팡스, 전철 지하화 대표적 사업 꼽혀
외국은 오래전부터 전철 지하화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지상에 임대주택과 공원 등을 조성하는 등 도시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도시 분야는 도로에 의해 단절된 도시를 연결해 창의적 공간을 조성하는 데 주안점을 둔 사례가 많다.
프랑스 파리의 ‘라데팡스’가 대표적으로 부지 위에 상업시설과 주거시설이 있고 도로와 철도는 지하로 연결돼 소음 및 공해가 적은 것이 특징이다.
프랑스 제13구역 리브고슈 재개발도 성공 사례로 꼽힌다. 철도 위를 복개해 밑으로는 그대로 철도가 통과하고 인공 대지 위에 도로와 건물이 들어서는 재개발 개념이다. 이곳 개발은 지난 1991년 시작됐다.
철도변을 중심으로 산업시설이 들어서 주민들이 센강에 가기도 어려웠고 오랫동안 방치된 철로로 도시 미관도 훼손돼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기 시작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랑스 국영철도가 철로 주변 땅을 매입해 국립도서관, 부두 재개발, 지하철 14호선을 개통했다. 이후 1998년 리브고슈 재개발을 추진해 교통난 해소와 평온한 환경을 조성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일본 도쿄 미나토구 ‘시오도메 지구’는 철도 화물적재장으로 사용되던 대규모 토지를 전환해 ‘24시간 미디어시티’로 탈바꿈한 곳이다.
■ 주택, 고가도로, 환승센터로 개발하기도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의 경우 높은 인구밀도를 고려해 주택, 건축, 고가도로, 환승센터 등의 개발 사례가 많다.
일본에서는 ‘듀프레니시야마토(西大和)’ 임대주택이 대표적이다. 지난 1994년 준공된 이 단지는 자동차전용도로 위에 주택 일체화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며 수도인 도쿄시 메구로구IC 연결 지점에는 임대주택 및 정원이 조성돼 있다.
독일의 수도 베를린 시내 슈랑겐바더 지역의 고속도로 위에 지어진 ‘슈랑겐 아파트’ 단지는 총 1천200가구로 길이가 600m에 달하며 터널 내 배기가스가 아파트 상부로 올라오지 못하도록 설계됐다.
건축 분야는 도로로 단절된 보행 네트워크를 연결·구축해 공간을 창출했다. 미국이 이런 건축물을 잘 갖췄는데 로스앤젤레스(LA) 캘리포니아 플라자 빌딩이나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건물 간 연결 보행로(구름다리) 등이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지하도로 및 고가도로 분야의 경우 지하도로 상부를 공원화하거나 고가도로 하부에 상업시설 및 주택 등을 설치해 개발되는 사례가 있다. 인구밀집도가 많은 일본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아사히신문 사옥은 건물 사이로 도로 및 철도가 관통하며 한신고속도로에는 하부에 상가가 갖춰져 있다. 또 아카바네바시역의 경우 바로 앞에 수도고속도로가 자리한다.
환승센터는 주로 도로 상부를 이용해 연계·환승체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건설된다.
미국 버지니아 I-66 고속도로는 지하철 역사 상부와 함께 개발돼 있다. 또 일본 도쿄의 신주쿠 버스터미널은 에스컬레이터로 한층 아래 내려오면 고속도로와 곧바로 연결되는 구조이며 뉴우먼상가와 다카시마야 백화점이 함께 복합개발 형태로 구축돼 있다.
■ 최대호 “다양한 아이디어, 국토부와 철도공단에 건의 예정”
최대호 시장은 “철도 지하화 사업비용은 상부 개발사업에서 발생하는 이익으로 충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앞으로 국토부의 철도 지하화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면 주민 의견을 수렴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국토부와 국가철도공단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1호선이 지하화하면 그동안 단절된 도시가 통합되며 지하로 마련된 지상 부지에는 청년주택, 주거공간, 체육시설, 녹지공간 등을 확보해 시민의 삶을 향상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김형표 기자 hpkim@kyeonggi.com
윤현서 기자 03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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