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 시간 앞당기고 합사도”… 종가에 나타나는 ‘변화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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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가는 조상 제사를 어떻게 치를까.
한국국학진흥원은 민족 대명절인 설날을 앞두고 조상 제사의 변화 양상을 살펴보기 위해 안동지역 40개 종가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고 5일 밝혔다.
종가는 보통 4대봉사를 포함해 불천위 제사(공훈이 있거나 도덕성과 학문이 높은 조상의 신주를 사당에 두면서 제사를 지내는 제례), 설과 추석 차례 등 연평균 12회의 제사를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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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기제사 합사로 변경한 종가 90% 달해
“시대에 맞는 예법 따라야”
종가는 조상 제사를 어떻게 치를까. 한국국학진흥원은 민족 대명절인 설날을 앞두고 조상 제사의 변화 양상을 살펴보기 위해 안동지역 40개 종가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고 5일 밝혔다.
조상 제사는 오후 11~12시에 지내는 것이 전통적 관행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 따르면 40개 종가 모두 조상 제사를 오후 7~9시로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 저녁으로 시간을 변경하자 사람들의 부담감이 훨씬 줄어들었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또 해가 늦게 지는 여름에는 오후 8시 이후가 적합하고, 해가 일찍 지는 겨울철이라면 오후 7시 전후가 무난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제사시간의 변화뿐만 아니라 부부의 기제사를 합쳐서 지내는 ‘합사’(合祀) 방식도 등장했다. 기제사는 고인이 돌아가신 날을 기준으로 각각 지내는데, 남편의 기일에 부부를 함께 모시고 부인의 제사는 생략하는 방식이다. 잦은 제사로 인한 경제·시간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40개 종가 중 90%에 달하는 35개 종가가 합사 형태로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시례’(時禮)라는 말이 있다. ‘시대 상황에 적합한 예법’이라는 뜻이다. 조상 제사의 지침을 마련한 ‘주자가례’와 조선의 예학자들도 ‘제사는 주어진 상황에 맞게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결국 조상 제사의 본질은 조상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마음이다. 그러므로 바람직한 조상 제사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정성을 다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는 게 한국국학진흥원의 설명이다.
김미영 한국국학진흥원 수석연구위원은 “모든 문화가 그러하듯 제사 문화도 시대 흐름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면서 “이런 경향은 세대가 교체되면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통문화의 롤모델인 종가에서 나타나는 변화의 바람은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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