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백은 요르단이 더 크다···한국, 이번엔 시원한 골로 시원하게 결승 가자

손흥민이 지난 4일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준비 운동을 마친 뒤 론도 훈련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도하 | 연합뉴스

결국은 골이다. 대회 내내 한국을 괴롭히고 있는 것은 수비만이 아니다. 답답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공격수들이 빨리 골맛을 봐야 64년 만의 우승으로 가는 길도 활짝 열린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7일 오전 0시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을 치른다.

한국은 지난달 요르단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 한 차례 대결해 2-2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 9분 만에 터진 손흥민(토트넘)의 페널티킥 선제골에 낙승을 기대하던 한국은 박용우(알아인)의 자책골과 전반 추가시간 실점으로 역전당했고, 후반 추가시간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의 슈팅이 상대 자책골로 이어지면서 겨우 패배를 면했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 그리고 호주와 8강전을 전부 연장전까지 120분을 소화했다. 이번 경기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전·후반 90분 안에 승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경고 누적으로 빠지는 수비가 걱정이 되지만, 수비 이상으로 걱정이 되는 부분이 공격이다. 선제골만 넣으면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는데, 그게 좀처럼 쉽지 않다. 특히 한국은 바레인과 조별리그 첫 경기 이후 4경기에서 총 8골을 넣었는데, 그 중 데드볼이 아닌 상황에서 나온 골은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 조규성이 넣은 헤더골이 유일하다.

한국은 손흥민과 황희찬(울버햄프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공격진이 무게감은 어떤 팀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다. 토너먼트 들어 살아나고 있는 이들이 결국 해줘야 한다.

요르단은 공격의 핵심인 무사 알타마리(몽펠리에)의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알타마리는 팀 훈련에 합류하지 않고 개인 훈련을 하면서 몸관리에 들어갔다.

하지만 알타마리가 정상적으로 출전한다고 하더라도 주전 공백에서는 요르단이 한국보다 더 타격이 크다. 요르단은 타지키스탄과 8강전에서 혈투를 펼친 끝에 간신히 4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그 과정에서 주전 공격수 알리 올완과 스리백의 한 축인 중앙수비수 살렘 알 아잘린이 경고 1장씩을 받아 경고 누적으로 4강전에 뛸 수 없게 됐다.

한국 입장에서는 아잘린의 공백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리백 중 왼쪽 자리에서 뛰는 아잘린은 스피드를 이용해 측면으로 과감한 오버래핑을 자주 구사하며 상대 측면을 집요하게 괴롭히는 유형의 선수다. 올완 역시 역습 전개 과정에서 요르단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임을 감안하면, 한국이 조별리그 때 보다 더 많이 주도권을 쥐고 경기를 풀어가며 찬스를 만들 수 있다. 황희찬의 적극적인 돌파와 이강인의 날카로운 패스와 경기 조율이 어우러진다면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