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덱스 앞에 놓인 과속방지턱과 톨게이트[스타와치]

김범석 2024. 2. 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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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스(뉴스엔DB)

[뉴스엔 김범석 기자]

배우 신세경이 지난달 드라마 홍보를 위해 찾은 곳은 SBS ‘런닝맨’이나 tvN ‘유 퀴즈’가 아니었다. 바로 덱스가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냉터뷰였다. 냉장고 속 식재료를 꺼내 음식을 함께 만들어 먹고 게임과 인터뷰를 곁들인 이 콘텐츠는 열흘 만에 무려 216만 조회 수를 기록했다. 앞서 ITZY 예지, 이세영, 트와이스 사나 같은 여자 연예인들이 덱스를 찾았다.

2월 4일 종영한 MBC 시즌제 예능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에서도 덱스는 대상의 위엄 기안84에게 밀리지 않으며 적절한 분량을 챙겼고 호감도까지 끌어올리며 2049 시청자의 눈도장을 다시 한번 찍었다. 요즘 가장 핫한 방송인으로 평가받는 덱스는 ‘태계일주’에서 “언제부턴가 번아웃이 와 고립되고 싶을 만큼 힘들었는데 이번 여행을 통해 많은 에너지를 새롭게 얻었다. 계속 도전하는 삶을 살겠다”고 말했다.

그가 밝힌 올해 도전 중 하나는 연기다. 유튜버와 방송인으로도 잘 나가지만 연기자가 돼 활동폭을 넓히겠다는 포부다. 데뷔작은 웹툰 원작 드라마 ‘아이쇼핑’. 입양아들의 복수극으로 덱스는 주인공의 최측근 수하이자 조직의 실질적인 운영을 맡는 정현이다. 염정아 원진아 등이 출연하고 영화 ‘선물’ ‘패션왕’의 오기환 감독이 연출한다.

덱스의 연기 도전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UDT 출신의 완벽한 피지컬과 귀엽고 섹시한 이미지, 여기에 목소리와 화술까지 좋은 만큼 연기 쪽에서도 그를 탐낼 게 분명하다. 잘만 하면 좋은 연기자가 나올 것 같다.

하지만 적잖은 모델, 아이돌 출신 가수들이 야심 차게 연기에 도전했다가 낙제점을 받으며 고개를 떨군 만큼 그 길이 평탄치만은 않다는 게 문제다. 강동원, 임시완, 박형식 같은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되 실패 사례까지 타산지석으로 삼는다면 뭘 더하고, 뭘 뺄지 답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첫째, 섣부른 주연을 맡지 않는다. 처음부터 주연해야 계속 주인공 배역이 들어온다는 말은 어느 정도 맞다. 몸값의 기준선도 올라가고 이후 협상력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게 잘 될 때 얘기다. 시청률이나 화제성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그야말로 나락행이다. 혹시라도 국어책, 발 연기 소리라도 나온다면 그때부턴 중고차처럼 상품성이 훼손된다.

둘째, 시간이 걸려도 메이저에 머물러야 한다. 눈앞의 비중과 개런티에 현혹돼 마이너 자본이나 검증이 안 된 연출과 손잡았다간 나중에 땅을 치게 될 확률이 높다. 짐승남, 플러팅 장인 같은 기존 이미지만 빼먹으려는 제작진을 잘 걸러내야 한다. 인도에서 입이 짧아 고생하는 ‘덱쪽이’ 같은 의외성에 대중은 호기심을 갖고 무장해제 된다. 빼먹으려는 사람보다 미처 발견하지 못한 덱스의 잠재력을 찾아 이를 또 다른 매력으로 증폭시켜줄 실력자를 만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셋째, 인식 가능한 범위에서만 놀도록 하자. 진짜 접신해서 연기하지 않는 이상, 처음엔 자기가 아는 범위 안에서만 연기하는 게 좋다. 덱스로선 진입 장벽이 낮은 액션 연기부터 시작하는 게 유리할 텐데 ‘아이쇼핑’은 좋은 선택지로 보인다. 하지만 롱런하려면 다양한 희로애락 감정을 어떻게 쥐락펴락하며 선보일 것인지가 승부처다. 내가 아무리 잘해도 노련한 상대가 호흡으로 내가 한 걸 모두 뺏어가는 일도 다반사다.

넷째, 온몸 문신은 어떻게 할 건지 궁금하다. 매번 토시 착용과 위장크림, CG 작업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아무래도 타투가 있다면 전문직 역할에선 제외될 텐데 그렇다고 매번 건달 같은 어둠의 배역만 해선 쉽게 피로감이 올 것이다.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려면 분명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 한소희가 괜히 2,000만 원을 들여 문신을 없앤 게 아니다. 덱스가 앞에 놓인 과속방지턱을 잘 통과하며 고속도로에 진입할지 지켜볼 일만 남았다.

뉴스엔 김범석 bskim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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