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누룩에서 곰팡이독소 잡는 해결사 찾았다

한국식품연구원, 전통 누룩에서 곰팡이독소 위험 낮추는 유산균 분리 성공
생물학적 방법으로 오염 문제 해결의 실마리 찾아

전통 누룩에서 찾아낸 곰팡이독소를 줄이는 양조 미생물./한국식품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식품 원료나 동물사료에 생기는 곰팡이독소를 잡는 유산균을 찾아냈다.

한국식품연구원(식품연)은 이장은 전통식품연구단 책임연구원 연구진이 전통 누룩에서 곰팡이 독소의 위험을 낮추는 유산균 ‘페디오코커스 펜토사세우스’와 ‘와이젤라 파라-메센테로이데스’를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고 5일 밝혔다.

곰팡이독소는 특정 곰팡이가 생산하는 대사물질로 이 중에서 곰팡이 ‘아스페르길루스 플라부스’가 생성하는 ‘아플라톡신 B1′이라는 독소는 매우 강한 독성을 가지고 있다.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해당 독소를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연구진은 술을 빚기 위해 사용하는 전통 누룩에서 곰팡이독소의 위험을 줄여주는 2종의 유산균을 분리했다. 연구진이 찾아낸 유산균은 곰팡이 자체를 잘 자라지 못하게 하고, 곰팡이독소 생성 능력을 낮춘다. 또 유산균과 곰팡이독소가 결합해 식품 밖으로 독소를 배출하지 못하게 방해해 곰팡이독소의 위험성도 낮춘다.

이장은 책임연구원은 “유산균, 즉 미생물을 이용한 생물학적 방법으로 곰팡이독소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냈을 뿐 아니라, 이들의 메커니즘을 밝힌 데 더 큰 의미가 있다”며 “유산균이 독소를 감소시키는 메커니즘을 정확히 이해하면 기존의 물리·화학적인 접근법보다 훨씬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곰팡이독소를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곰팡이는 고온·다습한 환경을 좋아해 곰팡이독소에 의한 오염은 주로 열대나 아열대 지역에서 자주 발생한다. 기후 변화에 의한 온도 상승으로 한국도 이제 곰팡이독소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니다. 특히 곡물을 원료로 하는 식품, 발효식품, 동물사료가 기후 변화로 인해 앞으로 곰팡이독소 오염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다. 이번에 발견한 2종의 유산균은 전통주류 자체 발효, 식품 원료와 동물사료에 오염될 수 있는 곰팡이독소를 없애는 데도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장원 식품연 식품융합연구본부장은 “주로 주류발효제로 사용해 온 전통 누룩을 식품 안전성을 높이는 소재로 활용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된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전통 누룩과 양조 미생물의 유용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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