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있어야”…‘밸류업’ 랠리 좋지만 증권가 우려 나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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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저평가 종목의 주가 부양 대책을 발표한다는 소식에 국내 증시가 들썩이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국내 상장사의 배당여력, 최근 지수 상승폭 등을 감안할 때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과도한 눈높이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이 제기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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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1시 현재 코스피는 전일대비 27.25포인트(1.04%) 내린 2588.06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주 급등세를 보였던 코스피가 이날은 차익 실현 매물에 조정을 받는 모습이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주로 꼽혔던 기아(-1.92%), 삼성물산(-0.54%), KB금융(-4.98%), 신한지주(-7.84%), LG(-1.85%), SK(-3.25%) 등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들이 일제히 하락 중이다.
코스피는 지난 한주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면서 5.52%나 급등했다. 2478.56으로 2500선 아래에서 출발한 코스피는 지난주 금요일인 2일 2615.31에 마감하면서 2600선도 넘어섰다.
증권가에서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지나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는 일본 증시와 국내 증시의 사정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도쿄거래소는 PBR 1배 이하 기업들을 대상으로 기업가치제고를 위한 구체적인 이행목표를 공시할 것을 요구했다. 조치를 불이행하면 2026년까지 상장폐지를 검토하겠다는 엄포도 놓았다. 이 조치 이후 일본 기업들은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에 나섰고 니케이 225 지수는 지난해 4월 이후 9개월 동안 25% 가량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와 일본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여력에서 차이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본은 ‘저축에서 투자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개인의 적극적인 증시 참여를 유도했다. 우리나라의 가계 현금·예금 비중은 15.5%로 일본의 34.5%에 비해 현저히 낮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지수가 크게 오른 점도 부담이다. 지난주 코스피가 5% 넘게 오른 반면 미국 나스닥 지수는 1.12%,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1.14% 밖에 오르지 않았다. 단기적으로 너무 올랐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의 이달 중 세부 계획 발표가 예정된 만큼 당분간 기대심리는 유효하다”면서도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부담은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채권금리 하락으로 최근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반도체, 조선, 인터넷, 제약·바이오, 이차전지 등 성장주로 순환매가 전개될 가능성도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도 “실제 정책이 나오고 그것이 시장의 평가를 받고 기업이 호응하는 데까지 시간공백이 있고, 그 기간 단기에 반영된 기대감을 되돌리는 조정의 가능성도 있다”며 “그 시간을 주주환원과 실적 가시성을 확인하는 기회로 가지면서 더 가져갈 종목을 선별하는데 활용해 봄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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