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외무성, '中 사이버 공격'에 뚫렸다…美 경고에 대응 마련

中, 일본 대사관-외무성 문서 열람한 듯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이 지난해 11월26일 부산에서 열린 제10차 한일중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3.11.26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일본 외무성 시스템이 중국의 사이버 공격을 받아 대규모 정보 유출이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5일(현지시간) 요미우리신문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재외공관과 기밀 정보 등을 주고받는 일본 외무성의 외교 전문(電文) 시스템이 2020년 중국의 공격을 받았고, 이를 먼저 확인한 미국 정부가 일본 정부에 경고해 대응을 요구했다.

미국 정부는 아베 정권 당시인 2020년 여름 일본 측에 "일본 재외공관 네트워크를 중국에서 볼 수 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출된 정보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중국이 어떻게 이 시스템에 침투할 수 있었는지 등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중국 당국은 베이징에 있는 일본 대사관과 외무성 사이에 오간 문서를 열람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미국 국가안전보장국(NSA) 폴 나카소네 국장이 서둘러 일본을 찾았고, 일본 정부 관계자와 회담해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이후 외무성은 기밀 정보를 취급하는 방위성, 경찰청, 공안 조사청, 내각 정보조사실 등 5개 기관의 시스템을 점검하고, 개선 상황을 미국과 공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요미우리는 "공문서 중에서도 특히 은닉이 요구되는 전문 시스템의 보안이 깨진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이번 사태로) 일본의 사이버 방위 안전에 미국이 강한 우려를 갖고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고 전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보 보안에 관한 사안은 문제의 성격 상 대답을 삼간다"며 "외무성의 비밀 정보가 유출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언급을 피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도 지난해 8월 중국 해커들이 2020년 말 일본 정부의 사이버 네트워크를 공격해 기밀 정보가 유출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