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만원짜리 티켓 팔아놓고... 메시 홍콩서 노쇼 '제2 날강두'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4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열린 인터 마이애미와 홍콩 리그 올스타팀의 친선전에서 벤치 대기 중인 모습. /2024.2.4. /AFPBBNews=뉴스1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의 '노쇼 사태'를 재연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일(현지시간) 미국의 프로축구 구단 인터 마이애미와 홍콩 리그 올스타팀의 친선경기 결과를 전했다. 인터 마이애미는 홍콩 올스타를 4대 1로 꺾었다.

매체는 이와 함께 세계적 축구 스타인 메시가 이번 경기에 출전하지 않아 홍콩 팬들을 분노케 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경기가 끝날 때까지 벤치에 앉은 메시 모습만 본 홍콩 팬들은 거센 야유를 보냈다.

인터 마이애미 구단주 데이비드 베컴이 그라운드에 나와 인사를 전할 때도 관중들의 야유는 멈추지 않았다. 홍콩 야후에 따르면 한 팬은 경기장에 설치된 홍보판의 메시 얼굴 사진에 발차기를 해, 사진 속 메시의 목을 부러뜨리기도 했다.

홍보판에 붙은 리오넬 메시 사진의 목이 부러져 있는 모습. /사진=홍콩 야후 캡처

당초 경기 주최사는 메시가 출전한다는 소식으로 홍보에 나서 티켓을 판매했다. 티켓 가격이 880~4880홍콩달러(약 14만~81만원)에 달했음에도, 판매 시작 1시간 만에 매진됐다. 홍콩 팬들 입장에선 메시를 볼 수 있다기에 티켓을 구매했는데, 주최사 홍보 내용과 달리 메시는 그라운드를 단 1분도 밟지 않았다.

메시 노쇼 논란에 대해 홍콩 정부도 입장을 밝혔다. 홍콩 정부는 공식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메시가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주최 측 조치에 극도로 실망하고 있다"며 "주최 측은 홍콩 축구 팬들에게 (경위를)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이번 친선전 주최사는 홍콩 당국으로부터 경기 자금 1500만홍콩달러(약 25억6000만원), 경기장 보조금 100만홍콩달러(약 1억7000만원)를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정부는 "주요 스포츠 이벤트 위원회는 이번 메시 경기 실패로 인한 후원금 공제 가능성 등 후속 조처할 것"이라며 "계약 조건을 따져보고 주최 측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메시의 라이벌이었던 호날두는 2019년 방한에서 노쇼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이탈리아 축구팀 유벤투스 소속이었던 호날두는 K리그 팀과 벌인 친선 경기에서 건강상 문제가 없었음에도,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더욱이 그는 출국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한국 팬들을 비꼬는 발언까지 남겨 '날강두'(날강도+호날두)라는 별명을 얻었다.

채태병 기자 ctb@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