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성적 만족 못한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한화 34세 캡틴은 욕심쟁이, 여기서 더 얼마나 잘하려고[MD멜버른]
[마이데일리 = 멜버른(호주) 김진성 기자] “내 성적에 만족 못한다.”
한화 이글스 사람들은 이 팀에서 2년차를 맞이한 주장 채은성(34)에게 칭찬 일색이다. 최원호 감독은 후배들의 귀감이 된다며, 리더감으로 충분하다고 보고 주장을 맡겼다고 밝혔다. 노시환도 채은성을 믿고 캔버라 스프링캠프에 조기에 합류했다.
그런데 야구선수는, 일단 야구를 잘 해야 스스로에게 납득이 된다. 최원호 감독도 “베테랑들도 야구선수로 인정받길 원한다”라고 했다. 후배들의 멘토, 덕아웃 리더도 물론 좋다. 그러나 야구선수는 역시 야구를 잘 할 때 가장 빛난다.
채은성은 한화 이적 첫 시즌부터 야구를 잘 했다. 2023시즌 137경기서 521타수 137안타 타율 0.263 23홈런 84타점 71득점 득점권타율 0.311 OPS 0.779를 찍었다. 홈런과 타점은 25홈런 119타점을 기록한 2018년 이후 가장 좋았다.
그럼에도 채은성은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각)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 멜버른볼파크에서 “내 성적에 만족 못한다. 아쉽다. 잘 된 부분도 있지만 아쉬움이 컸다. 더 잘할 수 있는데”라고 했다. 팀을 두고서도 “많이 부족해서 5강에 못 갔다. 부족해서 못 갔다. 더 잘 준비해서 가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채은성은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언급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타율이지 않을까. 통산타율 0.293인데 작년엔 0.263이었다. 물론 찬스에서 강했다는 지표도 있지만, 간판타자로서 성에 차지 않았을 것이다. 보기 좋은 불만족이다.
최원호 감독은 채은성이 현재 한화 타선에서 가장 애버리지가 확실하고, 기복 없이 자신의 야구를 할 수 있는 선수라고 했다. 실제 LG 트윈스 시절부터 쌓아온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 작년에 2할6푼대였으니 올해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 단순히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지만, 채은성은 후배들과 함께 선발대로 캔버라에 입성해 구슬땀을 흘려왔다.
채은성이 작년보다 야구를 더 잘 하면, 한화에서 그라운드 안팎의 시너지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 올 시즌에는 또 다른 FA 안치홍이 가세했다. 새 외국인타자 요나단 페라자가 작년 외국인타자들보다 생산력을 높여주고, 안치홍이 무난히 안착하면서, 채은성과 노시환이 작년만큼, 혹은 그 이상 해주면 한화 상위타선도 상당히 탄탄할 전망이다.
물론 이런 좋은 가정이 모두 맞아떨어지지 않아도 채은성만큼은 자신의 애버리지를 보여주면 최소한 버티기를 할 동력은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채은성은 스스로 더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며 자신을 채찍질한다. 우투수 타율 0.244만 조금 개선하면 된다.
수비의 경우, 1루수도 가능한 안치홍이 가세하면서 채은성이 전략적으로 우익수를 소화하는 경기가 조금 늘어날 수도 있다. 채은성은 “선수는 어느 포지션으로든 나가고 싶다고 나가는 건 아니다. 팀의 의도에 맞춰서 준비만 잘 해 놓으면 된다. 물론 외야에 욕심이 있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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