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은 70점, 사립은 40점 합격…울산 중등 교원 채용 시험 '허점'

사립학교, '공·사립 교원 동시지원제' 형평성 제기
공립 우선 선발에 사립은 우수 교원 선택권 박탈

[울산=뉴시스] 배치표 확인하는 교원원임용시험 응시생 (뉴시스 DB)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울산의 한 사립학교가 지역 중등교사 임용시험에 공립학교와 사립학교에 동시에 지원할 수 있는 '공·사립 교원 동시지원제'와 관련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공립학교 우선 선발로 사립학교 교원 임용은 커트라인이 낮아지고 상대적으로 질 낮은 인력이 선발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

5일 울산의 한 사립학교와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사립학교 4곳에서 신규 교원 5명을 임용할 예정이었지만 응시자의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쳐 최종 2명만 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1차 필기시험 합격선을 비교한 결과 100점 만점에 사립은 평균 40점도 못 미치는 점수인 반면 공립은 70점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사립학교에서 지적한 임용 시험의 문제점 중심에는 공사립동시지원제가 있다. 이 제도는 3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먼저 공립만 지원하는 유형과 사립(법인)만 지원하는 유형이 있고 마지막으로 공립을 1순위로, 사립학교(법인)을 2순위로 지원하는 유형이 있다. 이 유형은 공립학교 제1차 시험에 불합격한 경우 2순위로 지원한 사립학교 법인 합격자 결정에 참여한다.

[울산=뉴시스] 2023학년도 울산시교육청 중등 교원 1차 시험 합격 현황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과정에서 제도의 허점이 있다고 사립학교는 지적한다.

공립학교 선발 인원이 10명이라고 가정할 때 1차 필기시험을 본 뒤 공립은 최종 합격자의 1.5배, 1등부터 15등까지 우선 선발한다. 1차 필기시험에서 탈락한 11등에서 15등은 사립학교에 지원할 수 없고, 사립학교는 16등부터 20등을 배정해야 한다.

공립은 2,3차 시험을 거치면서 5명이 떨어지는데 사립 교원 합격자는 공립 불합격자보다 성적이 나빠도 합격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지역의 한 사립학교 관계자는 "이 제도야 말로 채용의 역차별"이라며 "울산시교육청이 이 제도를 시행한 이후 1명의 교원도 선발하지 않고 있다. 대신 기간제 교원으로만 채용해 부족한 인력을 운용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시교육청은 전국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울산만의 예외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해명한다.

울산시교육청은 "공사립동시지원제는 사립 교원 선발 과정의 불투명성이나 비리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라며 "전국적으로 사립교원 신규 선발 시험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울산만 예외적인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울산시교육청은 지난 2016년 처음으로 사립학교 교원 임용 위탁을 실시했지만 법인 1곳만 신청하는데 그쳤다. 이후 실적이 미미하다 2020학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사립학교 교원 신규채용 시험을 위탁,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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