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미디어코프 김원국 대표 "'서울의 봄' 실패의 역사지만 비극적 카타르시스 일으키는 작품" [인터뷰M]

김경희 2024. 2. 5.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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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울의 봄’이 개봉 70일 만에 13,060,280만 관객을 달성하며 역대 한국영화 흥행 6위, 역대 박스오피스 9위에 랭크됐다. 2009년 개봉한 영화 ‘아바타’의 13,338,863만 관객 기록을 과연 넘어서며 유종의 미를 거둘지 기대되는 가운에 이 영화를 제작한 하이브미디어코프의 김원국 대표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김원국 대표는 “어려운 한국 영화 시장에 ‘서울의 봄’으로 1,000만 이상의 흥행을 한 것에 감사할 뿐이다. 작품이 잘 되는 것은 모든 제작자와 참여한 사람들의 열망이고 바람이겠지만, 어떤 수치를 달성하냐 못하냐에 집착하지 않고, 영화를 잘 만들어 내는 것에만 집중했다. 노력에 대한 결과가 덤으로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이 영화의 기록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관객들로부터 “‘멋진 영화를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는 김원국 대표는 “나오는 기사를 봐도 한마음 한 뜻으로 영화를 응원해 주는 게 느껴졌다.”며 관심과 사랑을 보내준 관객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촬영 과정을 거치고 편집본 김원국 대표는 ‘무조건 기대 이상의 성적이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었다고 한다. 이렇게 1,000만 이상의 수치를 기대한 건 아니지만 영화가 좋으면 관객들이 극장에 나와줄 거란 확신이 있었고, 결국 중요한 건 영화를 잘 만들고 싶은 이들의 의지와 완성도에 따른 결과물이라 단언하는 김원국 대표는 “앞으로 할 것들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기분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의 봄’을 잘 마무리하고 다음을 준비하자는 생각”이라며 생각보다 덤덤한 모습을 보였다.

지금이 80년대도 아니건만 관객 입장에서는 ‘서울의 봄’을 만드는 과정이 쉽지 않았겠다는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는 “투자 유치에 관련해 염려되는 순간이 있었으나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에서 용기 있게 결정해 준 덕에 좋은 작품이 세상과 만날 수 있었다”며 짧고 굵게 과정에 대한 설명을 대신했다.

그러며 영화를 만든 김성수 감독에 대해서는 많은 칭찬을 했다. “김성수 감독님은 정말 노력을 엄청나게 하는 분이시다. 영화의 장인 느낌이랄까. ‘서울의 봄’이 김성수 감독님을 만난 것이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한다. 김성수 감독님은 누구나 같이 하고 싶은 분이고, 인물 묘사에 정말 탁월하신 분이다. 이렇게 많은 배우가 나오는 영화임에도 어떤 캐릭터인지 관객들이 다 기억하게끔 만들었지 않나. 김성수 감독님 아니었으면 이뤄내지 못했을 거다. 특히 감독님이 (인터뷰에서도 말씀하셨지만) 당시 사건을 직접 목도하셨기 때문에, 사건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는 점도 영화를 만드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고 생각한다.”라며 김성수 감독의 장점을 언급함과 동시에 김성수 감독 연출이 빛났던 대목도 짚어냈다.

2023년 11월 22일에 개봉한 ‘서울의 봄’은 연말을 맞이해 개봉한 영화, 신년을 맞이해 개봉한 영화들을 제치고 2024년 2월인 지금까지도 극장에서 상영을 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코로나 이후 1,000만 관객을 달성한 영화들이 몇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긴 시간 N차 관람을 이끌어내며 사랑받는 영화는 처음이다. 이런 흥행의 의미를 김원국 대표는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

그는 “일단 소재적으로, 12.12 군사반란은 한국 근현대사에서 매우 중요한 순간이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거라 생각했다. 실패에 관한 역사지만, 셰익스피어 작품처럼 비극적 카타르시스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또 하룻밤에 일어난 일을 다루다 보니 스펙터클과 텐션도 크다.”며 소재가 가진 독특함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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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주목을 받으면 빠져들 수밖에 없는 소재라는 자신감은 있었지만 그도 젊은 관객의 뜨거운 반응은 예상하지 못했었다고. “무대인사를 다니면서 보니, 50대 이상 관객은 ‘그래 예전에 저런 슬픈 역사가 있었지’ 하는 반응이었는데, 2030 세대는 말 그대로 분노하더라. 실제 역사가 재조명될 줄 알았지만, 심박수 챌린지 같은 건 예상하지 못했다. 젊은 세대에서 분노란 감정이 폭발적으로 나온 게 놀라웠다.”라며 예상치 못했던 젊은 관객들의 반응과 그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낸 심박수 챌린지 같은 인터넷 밈을 통해 기대보다 더 폭넓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음을 알렸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작품이 좋았고, 그 힘이 컸다고 생각한다. 관객이나 시청자가 콘텐츠를 봤을 때 만족도를 따져야 한다. 만족도가 높으면 좋은 영화인 거다. 영화는 한번 공정이 끝나고 나면 돌이킬 수가 없지 않나, 그래서 끝날 때까지 끊임없이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서울의 봄’처럼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는 영화를 만든다는 건 진짜 어려운 작업인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라며 김원국 대표는 좋은 작품을 만들기 까지만 신경을 쓰고 이후의 흥행은 운이 만들어 주는 것이라며 원론적인 ‘좋은 작품의 힘’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원국 대표의 회사 하이브미디어코프는 2014년에 설립되었다. 하이브미디어코프는 창립작인 ‘내부자들’을 시작으로 ‘덕혜옹주’ ‘마약왕’ ‘천문: 하늘이 묻는다’ ‘남산의 부장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등의 영화를 만들어왔다. 간혹 그렇지 않은 영화도 있지만 유독 근현대사와 관련된 영화의 제작 비중이 높은 편이다. 김원국 대표는 그 이유를 “어릴 때부터 역사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역사 관련 책들도 많이 읽었다. 특히 대학을 졸업하면서부터 근현대사에 대한 호기심이 강해졌고, 계속 찾아보다 보니, 자연스레 영화로도 만들게 되었다.”라며 설명했다.

그는 “근현대사를 살펴보다 보면, 우리가 몰랐던,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들이 많고 상대적으로 가까운 과거여서인지 여러 사건의 흐름이 얽혀 현재로 이어진다는 점이 흥미로웠다.”라고 제작 이유를 밝히며 “한쪽의 시각에 기대지 않고, 사건의 흐름이나 각 인물의 선택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치려고 한다. 자료를 수년간, 다방면에 걸쳐 많이 찾아보고, 객관적인 시각과 사실에 입각해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영화는 다큐멘터리가 아니지만, 역사물의 경우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것이 원칙에 맞는 방향이기에 그렇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노력 때문에 관객들이 우리 영화를 편하게 보시는 것 같다.”며 특별히 역사물이기에 제작 시 주의하는 점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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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하이브미디어코프의 창립 10주년이다. 특별히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을 정하고 이끌어 온 건 아니라는 김원국 대표는 “한해 한 해 새로운 소재를 발굴하고 기획하고, 그에 맞게 대본 작업을 하면서 준비가 된 프로젝트는 환경이 주어지면 진행한다. 그냥 계획한 것에 따라 차근차근 진행할 뿐이다. 수십 편의 작품의 그렇게 진행 중이다. 계속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라며 10주년을 맞이한 소감을 밝혔다.

그러며 “많은 것들을 다양하게 보려고 노력한다. (다양한 영화, 시리즈, 그 외 콘텐츠 등) 하이브미디어코프만의 전략은 본질에 충실한 것이다. 영화의 본질인 시나리오를 잘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제작 현장에 나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참여하고, 도울 일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돕고 해결하고, 개봉하는 모든 배급 마케팅 과정에서도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화 제작 시스템을 제대로 갖춰 좋은 작품을 많이 내놓는 게 목표다. 가까운 일본만 보더라도, 1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영화사들이 있지 않나. 저도 하이브미디어코프를 그런 영화사로 만들고 싶다. 제 다음에도 다른 사람들이 이 회사에서 일하면서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을 잘 제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싶다.”라며 앞으로 대한민국 문화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지를 이야기했다.

지금 하이브미디어코프에서 준비 중인 작품은 엄청나게 많다. ‘보통의 가족, ‘행복의 나라로’, ‘핸섬 가이즈’, ‘말할 수 없는 비밀’, ‘하얼빈’, ‘야당’, ‘보스’ 등은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태국 올 로케이션으로 진행될 영화 ‘열대야’(감독 김판수)는 1월 25일 크랭크인해 현재 촬영 중이다. 그 외에도 ‘K-공작 프로젝트’는 1980년 전두환 시대 당시 시행된 언론 회유 공작 계획, 일명 ‘K공작 계획’을 소재로 하며, ‘YS 프로젝트’는 육군 내 사조직인 ‘하나회’를 척결하기 위한 극비 프로젝트를 다루는 작품도 준비 중이다.

사극으로 ‘7인의 사무라이’를 모티브로 한 ‘무인’도 준비 중이다.’ 무인’은 조선 초, 나라에 버림받는 조선의 백성을 나라를 잃은 고려 말 무사들이 왜구로부터 구하는 이야기다.

장르물로는 ‘곤지암’의 후속 편 ‘곤지암 2: 자살의 숲’도 준비 중이다. 이 작품은 ‘CNN’ 선정 ‘세계 7대 소름 끼치는 장소’로 꼽힌 일본 후지산 기슭의 아오키가하라 숲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시리즈도 몇 편 준비하고 있다. 우민호 감독이 연출하는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는 현재 프리프로덕션 진행 중이고, 드라마 ‘착한 사나이’(연출 송해성, 극본 김운경·김효석)는 요즘 시대에 잘 없는, ‘서울의 달’이나 ‘파이란’ 같은 정서를 가진 작품이다. ‘미쓰백’ 이지원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하는 시리즈 ‘클라이맥스’도 준비 중에 있다. ‘장진호 전투’는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미국과 중국의 첫 무력 충돌이자 마지막 전투인 ‘장진호 전투’를 소재로 했다. 영화 ‘내부자들’의 프리퀄 ‘내부자들’ 시리즈도 준비 중에 있다. 깡패 안상구가 이강희와 장필우를 만나는 과정을 그릴 예정이다. ‘부부의 세계’의 모완일 감독이 연출한다.

하이브미디어코프의 라인업만 봐도 아드레날린이 뿜어 나오는 기대작들이 가득이다. 이 작품들이 순탄히 작업 과정을 거쳐 관객과 시청자에게 소개되어 또 하나의 1,000만 영화가 탄생하길! 그리고 대한민국 콘텐츠의 전성기를 특정 OTT에서만이 아닌 극장과 모든 채널, 플랫폼을 통해 실감할 수 있는 상황이 이어지길!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하이브미디어코프,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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