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민 영입이요? 황인범이 큰 일을 했죠” ‘대전의 아들’이 자랑스러운 이민성 감독

황민국 기자 2024. 2. 5.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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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하나시티즌 이민성 감독이 지난 4일 일본 가고시마 전지훈련지에서 기자와 만나 이순민 영입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하고 있다. 대전 하나시티즌 제공



“(이)순민이가 다치지 않고 돌아오면 좋겠어요.”

프로축구 대전 하나시티즌 이민성 감독(51)은 전지훈련으로 바쁜 나날에도 아시안컵 소식에 귀를 기울인다. 새해 아시아 도전이라는 큰 목표를 위해 데려온 미드필더 이순민(30)이 대전을 대표해 참가하고 있어서다.

이 감독은 5일 전지훈련지인 일본 가고시마에서 기자와 만나 “한국 축구가 4강에 올라갔다”며 “이순민이 귀국길에 오를 때까지 좋은 일만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이 말하는 좋은 일은 치열한 경쟁에서 출전 기회를 얻는 동시에 다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이순민은 아쉽게도 이번 대회 출전 기록이 없다. 이 감독은 “혹시 경기를 뛰지 못하더라도 마음이 아프지 않았으면 한다.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오라고 당부했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의 간절한 마음은 겨울이적시장에서 치열했던 이순민 영입전을 떠올리면 수긍이 간다. 귀하기 짝이 없는 국가대표 미드필더 영입을 놓고 대전 외에도 여러 구단이 물밑 경쟁을 벌였기 때문이다. 대전의 승리에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었다.

이순민 | 대한축구협회 제공



바로 ‘대전의 아들’로 불리는 또 다른 국가대표 미드필더 황인범(즈베즈다)이다. 이적시장에선 선수들의 말 한마디가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데, 대전은 이순민을 개인적으로 아는 선수가 없었다.

이 감독은 “구단도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황인범이 제대로 가교 역할을 했다”며 “인범이한테 ‘순민이는 꼭 대전에 와야한다고 설득하라’고 부탁했는데, 그 역할을 제대로 해줬다”고 말했다.

이순민을 원했던 또 다른 구단 FC서울 역시 황인범이 몸을 담았던 구단이라 공교로운 상황이 됐다. 이 감독은 “서울은 잠깐 있었던 선수 아니냐. 인범이는 대전의 아들”이라고 웃었다.

이 감독은 이순민이 건강한 몸으로 대전 선수단에 합류하면 본격적으로 새 옷 입히기에 들어갈 계획이다. 지난해 뛰는 축구로 승격팀의 기대를 뛰어넘는 깜짝 성적(8위)을 냈던 대전은 올해 패싱게임이라는 변신을 예고했다. 포지션마다 전력 보강에도 힘을 기울였기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이라는 출사표까지 던졌다.

이 감독은 “뛰는 축구로는 체력의 한계가 분명해 여름철 고전했다. 빌드업에 힘을 기울이며 점유율을 가져가면 승점 사냥에 더 힘이 붙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우리를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ACL 티켓을 선물하겠다”고 다짐했다.

가고시마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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