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경 글로벌 이너피스 대표 "동티모르에 수협 시스템 만드는 게 꿈"

제주CBS 박혜진 아나운서 2024. 2. 5.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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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제주=글로벌 이너피스 고은경 대표]
"20년째 국제개발협력사업 전력투구…코이카, UNDP, 유네스코 등에서 경험 쌓아"
"2013년 제주에서 글로벌 이너피스 설립…부탄 동티모르 주사업"
"도내 도민과 청소년 대상 세계시민교육사업 꾸준히 펼쳐"
"제주도 지원 동티모르 7번째 어린이도서관 설립"
"동티모르 산림복원사업, 친환경 화덕보급사업, 영양사업 등 실시"
"70세 넘어서도 국제개발협력 일 하는 삶 살고 싶어"
핵심요약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0~17:30)
■ 방송일시 : 2024년 1월 31일(수) 오후 5시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글로벌 이너피스 고은경 대표
글로벌 이너피스 고은경 대표

◇박혜진> 제주지역 국제협력 비영리 시민단체인 글로벌 이너피스는 최근 동티모르 아따우르 섬에 마누따시 공립유치원 부설 도서관을 개관했다는 소식입니다. 오늘 수요인터뷰는 제주 시민단체 고은경 글로벌 이너피스 대표를 스튜디오에서 만나봅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고은경> 안녕하세요.

◇박혜진> 글로벌 이너피스가 어떤 단체인지부터 좀 소개해 주시죠.  

◆고은경> 저희는 지구촌 평화를 위해 제주를 기반으로 국제개발협력을 하는 비영리 민간단체입니다. 도내에서는 청소년 대상 세계시민 교육도 하고 있는 교육단체이기도 합니다.

◇박혜진>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들을 하고 계세요?  

◆고은경> 저희는 최빈국인 동티모르와 부탄 이런 국가들에서 필요한 부분들을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국제협력 사업을 하고 있는데요. 주로 교육과 영양보건 분야, 도서관, 어린이 독서문화와 관련된 주제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제주도에서는 단체를 설립한 지 10년이 됐고 2023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공모를 통해 공교육형 세계시민교육단체가 됐어요.

우리는 제주에 살고 있지만 이제는 세계를 알아야 되는 시대거든요. 한국이라는 나라는 이제 부유하고 굉장히 여유 있는 나라가 됐어요. 하지만 아직도 전 세계 3분의 2의 인구는 개발도상국이고 특히 최빈국이 굉장히 많거든요. 우리가 서로 도울 수 있는 게 어떤 걸까. 학생들에게 교육을 해야 되는 시대가 온 거죠.

◇박혜진> 고은경 대표님께서 국제개발협력 일을 정확히 언제부터 해오셨어요?  

◆고은경> 한 20년 됐네요. 저는 평범하게 제주에서 태어난 섬 소녀였죠. 제주대학교 지리교육과를 나왔습니다. 그래서 세계에 대한 관심도 많았고, 답사도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았던 사람이었죠. 그런데 20대 중반에 한국국제협력단(KOICA)인 우리나라 외교부 산하 국제협력 전문 기관이죠.

코이카라는 기관을 알게 되면서 해외봉사 국가 봉사 프로그램으로 2년 동안 해외 나가는 프로그램이 있는 걸 알게 됐어요. 2004년 인도양 쓰나미로 태국, 인도네시아 이 동네에서 몇십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요. 제가 거기 살 때 그 일을 겪으면서 현장이 복구되고 사람도 긴급 구호하고 저도 그 현장에서 인도주의적 지원 또 유엔 이런 거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된 거예요. 그래서 이쪽으로 진로를 바꾼 케이스입니다.  

◇박혜진> 스리랑카 이후 어떤 나라에서 또 일을 하셨습니까?

◆고은경> 그리고 나서 제가 유네스코 지역사무소에서 일을 했는데요. 동북아 사무소는 몽골, 남북한, 일본, 중국을 포괄하는 중심 사무실이 베이징에 있었거든요. 거기서 3년 동안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을 했구요. UN의 중심 행정기관인 UNDP에서도 잠시 일을 했습니다.

그리고 코이카 본부에서 잠깐 일하다가 고향 제주도로 와서 단체를 설립했어요. 저처럼 평범한 섬소녀에서 국제 활동가가 돼 굳이 해외에서 일을 안 하더라도 제주에 살면서 글로벌한 마인드로 살 수 있다는 거를 알려주고 싶어서 단체를 설립했고요. 그렇게 10년이 됐습니다.

제가 부탄이라는 나라에서 3년 동안 지내면서 2년은 코이카 직원으로 1년은 글로벌 이너피스로 일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지난 1월 개관한 7번째 동티모르 어린이 도서관 개관식. 글로벌 이너피스 제공


◇박혜진> 최근 동티모르 아따우르 섬에 도서관을 설치했는데 벌써 7번째 도서관을 세우신 거라고 하더라고요. 이 사업은 어떻게 하게 되셨어요?  

◆고은경> 저희는 사실 동티모르에서 활동을 시작한 지는 2017년부터 했고요. 동티모르라는 곳은 섬 국가이어서 제주도와 섬이라는 공통점 또 우리가 4.3을 겪었듯이 그곳도 분쟁의 역사가 있습니다. 그래서 평화라는 공통점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동티모르라는 국가가 선정이 됐는데 사실 저희는 제주도청 ODA 사업 즉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수탁기관이에요.

저희가 동티모르를 시작하게 됐고 2017년도에는 동티모르에 산림 황폐화 문제가 너무 심각해요. 기후변화 때문에 엘니뇨 라니냐 직격탄을 맞고 있는 나라고 아직도 땔감으로 밥을 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황폐화된 산림 5ha를 몇 년간에 걸쳐서 도청과 함께 복원했고요. 제주도가 강점으로 갖고 있는 생태관광이라는 개념, 또 나무를 덜 베면서 요리를 할 수 있는 친환경 열효율 높은 화덕 보급 같은 사업을 했습니다.

또 2021년부터 동티모르에 어린이 도서관을 세워야겠다라고 시작했습니다. 동티모르에 성공적으로 1호 도서관이 생기고나서 그 뒤로 7개를 만든 겁니다. 유휴 공간을 리모델링해서 서가를 만들고, 교구도 넣고, 지금까지 거의 5천권을 지원했어요. 동티모르에 어린이를 위한 동화책이 50종밖에 없대요. 근데 읽을 만한 건 30종밖에 없어서 저희가 한국에서 좋은 책을 선별해서 그걸 현지에 있는 지부장님 감독아래 다 번역을 해요.  아주 좋은 양질의 책을 설문대어린이도서관 관장님을 비롯한 전문가들이 선별해 주시고 저희는 제주 관련한 책을 넣습니다.

동티모르 어머니 독서지도사 인증서 전달식. 글로벌 이너피스 제공


◇박혜진> 대표님께서 20년 넘게 이 일을 할 수 있는 비결은 뭘까요?  

◆고은경> 글쎄요. 20대 때부터 해오던 일이고 제 주변에 이 일을 하는 분들 은 70살 넘어서까지 하시거든요. 그 분들은 일도 굉장히 잘하시고 눈높이를 맞춰주세요. 이게 한국식으로 하면 안 되거든요. 그 나라의 정서에 맞게 해주고, 그 나라의 문화를 존중해야 됩니다. 그런 분들 보면서 나도 70대까지 저 일을 하고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거예요.  

◇박혜진> 이 일이 만만치 않은 일일 거 같은데 힘들 때도 있으셨죠?  

◆고은경> 일단은 해외 일을 하는 데 있어서 결국은 다 재원인 거죠. 저희가 비영리 단체다 보니까 영리사업을 할 수 없고 후원도 약해요. 육지에 있는 큰 단체들은 지명도가 있는 연예인을 홍보대사로 한다지만 저희 같은 영세 단체들은 후원회원도 부족하고 경제적인 운영 부분에 어려움이 있고요. 일하려면 직원을 고용해야 되는데 인건비가 없기 때문에 다 봉사로 일을 하고 있거든요. 그런 어려움이 있습니다.  

영양보충식 배급받는 동티모르 어린이들. 글로벌 이너피스 제공


◇박혜진>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일도 있으세요?

◆고은경> 동티모르 사람들이 영양실조 걸리는 이유가 못 먹어서인데요. 거긴 섬이란 말이죠. 바다에 물고기와 수많은 해산물이 있을텐데 수입을 해서 먹는다는 거예요. 이유는 큰 선박이 없고 냉동고가 없고 그걸 깨끗하게 위생 가공해서 팔면 되잖아요.

근데 깨끗하게 위생 가공을 할 공장이 없고 이게 다 연쇄적으로 문제가 있더라고요. 저희가 큰 꿈을 안고 냉동 공장을 하나 만들고 싶은데 도움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런 실험을 해보고 싶어요. 모터를 구해서 마을 청년들이 배를 함께 만들어서 미니 컨테이너 냉장고라도 마련해 수협을 만들고 싶어요.

단순히 우리가 원조만 해주는 게 아니고 그들의 힘을 키워서 수협이라는 시스템을 하고 싶은 꿈을 갖고 있어요.

◇박혜진> 수요인터뷰 글로벌 이너피스의 고은경 대표와 함께했습니다. 대표님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고은경>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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