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집어삼킨 산불에 인명피해 속출…사망자 99명
[앵커]
지구 반대편 나라 남미 칠레에서는 지금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대형 산불이 일어나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습니다.
화마가 민가를 덮치면서 최소 99명이 숨지고 백여 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보도에 정지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현지 시각 2일 오후 남미 칠레 수도 산티아고 서쪽에서 발생한 산불은 최고 시속 60km에 이르는 강한 바람을 타고 삽시간에 번졌습니다.
칠레 당국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 병력도 동원했습니다.
[산불 피해 주민 : "정말 빨랐어요. 식물원 쪽에서 바람이 불어와 우리를 둘러쌌어요. 불덩어리들이 날아다녔어요."]
산불이 지나간 자리는 폐허가 됐습니다.
70년 넘게 국가가 관리 중인 이 식물원은 90% 이상 불에 탔고 근로자 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희생자 친척 : "불이 너무 빨랐어요. 정말 지옥같았어요. 이 불이 식물원까지 도달하리라고는, 또 이 지역 전체를 재앙같이 파괴하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는데."]
불길 확산 속도가 너무 빨라 미처 피하지 못한 주민들이 많아 사상자 규모가 커졌습니다.
칠레 당국은 지금까지 공식적인 사망자가 최소 99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현지 매체들은 실종자 수가 백 명이 넘는다고 보도했고, CNN 칠레는 해안도시 발파라이소에서만 370여 명이 실종됐다고 전했습니다.
[가브리엘 보리치/칠레 대통령 : "(희생자)숫자는 크게 증가할 겁니다. 지금 우리가 제공하는 숫자는 의료당국이 확인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수십 곳의 산불이 여전히 통제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당국은 30여 개 도시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렸고, 조금 떨어진 4개 도시에는 통행금지령이 내려졌습니다.
칠레 당국은 일부 산불이 방화나 실화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최근 뜨겁고 건조한 날씨를 불러온 엘니뇨 현상을 피해가 커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또 희생자 추모를 위해 5일과 6일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했습니다.
KBS 뉴스 정지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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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주 기자 (jjche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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