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다"…'김경율 불출마' 한동훈표 공천에 힘 실어줄까

'사천 논란' 자유로워진 한동훈, 공천 주도권 명분
"한동훈에 힘 실어준 것" 분석 속 일각선 "총선 찬물" 우려도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2.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당내에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일각에서는 '운동권 청산'을 내세웠던 수도권 총선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비대위원의 불출마에 대해 "아쉽게 생각하지만, 본인의 확고한 결정이라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을 총선 출마를 선언했던 김 비대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비대위원이란 직업이 참 좋다, 절대 놓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회의가 끝난 뒤엔 기자들에게 "대통령실에서 공식적인 제안이나 압력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당내에선 김 비대위원이 불출마 선언으로 한 위원장의 공천 부담을 덜어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한 위원장이 김 비대위원의 마포을 출마를 직접 소개하면서 '사천 논란'이 제기됐고,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설까지 번졌다. 일각에선 김 비대위원 사퇴 목소리까지 나왔지만 한 위원장이 이를 일축한 바 있다. 김 비대위원이 마포을에 출마할 경우 경선을 거친다 해도 사천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을 수 있었던 셈이다.

김 비대위원이 비대위원직 사퇴 대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한 위원장이 공천 주도권을 잡을 명분을 마련하는 동시에 대통령실과의 갈등 요소나 공천 잡음 가능성을 없앴다는 평가다.

험지로 꼽히는 마포을에 출마하면 선거 운동에 집중해야 하는 만큼 김 비대위원이 비대위원직과 총선 출마 사이에서 현실적인 선택을 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수도권 의원은 "당협위원장과 조율이 안 된 상태에서 출마하면 선거도 쉽지 않은 데다가 용산과 갈등을 빚는 모양새로 가다 보니 고민 끝에 최선의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정치 경험이 없어서 생긴 시행착오인데, 이 정도 시행착오는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태규 의원도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비대위원의 불출마로) 한 위원장도 사천 논란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는 본인도 불편한 부분들을 털어버리고, 한 위원장한테 힘도 실어주는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민했지 않았겠나"라고 말했다.

이용호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총선에 출마하면) 비대위원 역할보다는 현장에 내려가 사무실을 개소하고 예비후보 등록을 해서 뛰어야 하는데 현실이라는 게 그렇게 만만치 않다"며 "비대위원을 그만두면 한동훈 체제에 부담이 되는 게 아닌가 이런 고민을 한 끝에 결단을 내린 거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위원장이 내세웠던 '운동권 청산' 프레임이 힘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마포갑 공천 신청을 한 신지호 전 의원은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마포을도 이제 뭔가 한번 해볼 수 있겠다 하는 분위기가 좀 올라왔었는데 이렇게 되면 찬물을 끼얹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결과적으로 한 위원장에게 부담을 준 결과를 초래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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