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中 해군, 홍해서 자국 화물선 호위 조치 시작”

칭다오에 본사 둔 中 선사 “中 해군, 1월부터 화물선 5척 호위”

지난 3일(현지시간) 예멘 사나 외곽의 외딴 지역에서 후티 부대원들이 이스라엘 국기로 표시된 모의 진지를 공격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EPA]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친이란 세력인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상선들을 공격하는 가운데 중국 해군이 홍해에서 자국 화물선 호위 조치를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5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에 본사를 둔 싱가포르 등록선사인 시레전드(海杰航運)사는 1월부터 중국 해군이 홍해에서 자사 화물선 5척에 대한 보안 호위 조치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은 바레인, 영국, 캐나다, 프랑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노르웨이, 세이셸, 스페인 등의 지원을 받아 후티 반군 진지에 대한 미사일 공격으로 대응했지만, 주요국들 선박이 공격의 표적이 되는 것을 막지는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 세계 다수의 화물운송 회사가 홍해를 통한 운송을 피하고 있지만 이 중국 업체는 오히려 홍해를 통한 운송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VOA는 전했다. 이는 후티 반군이 중국과 러시아 선박은 공격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과 연관성이 커 보인다.

후티 반군은 지난달 말 러시아산 원유를 싣고 가던 영국 유조선을 미사일로 공격해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해운 뉴스사이트 오일프라이스닷컴은 “러시아산 연료를 운반하는 유조선조차 이제 홍해를 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와 관련된 유조선조차 홍해 노선 통과가 위험해진 상황을 감안하면 사실상 홍해를 활용할 수 있는 국가는 중국이 유일해진 셈이다. 다만 중국 외교당국은 이같은 보도 내용에 대한 직접적인 확인은 피했다.

워싱턴 주재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한 VOA의 확인 요청에 “관련 부서에 문의하라”면서 즉답을 피했지만 “전체적으로 중국은 국제항로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당사자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 역시 중국 해군의 선박 호위 보도에 관해 확인할 수는 없지만, 원칙적으로는 중국의 홍해 안전보장 조치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존 커비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1일 중국 해군이 홍해에서 선박을 호위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확인할 수 없으며 중국과 미국 해군 또는 연합군 사이에 어떤 조율도 없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도 “중국이 홍해 해운 보호 노력에 도움이 되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이를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방 각국은 중국이 이란에 압력을 가해 후티 반군을 물러나게 하라고 촉구해 왔지만, 중국은 이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