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회동' 뒤…노영민·임종석, 추미애에 "그만하라" 경고

임종석 "2017년 이재명도 尹에 '검찰총장 시키고 싶다' 해"…노영민 "내가 손준성 유임 청탁? 불가능"

더불어민주당 내 대표 친(親)문재인계 핵심 인사인 노영민·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자신들의 총선 불출마를 요구한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을 향해 5일 "금도를 지켜라", "못난 집안싸움"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재명 대표과 회동 자리에서 '당내 단합을 저해하는 분열을 자제시켜 달라'고 당부한 데 따라, 그간 당내에서 공격 대상이 되어왔던 친문 인사들이 역으로 목소리를 키우는 모양새다.

임 전 실장은 5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어제 두 분의 만남이 매우 의미가 있었다"면서 "이재명 대표께서 어제 그렇게까지 용광로라는 표현까지 쓰셔서 얘기를 하셨기 때문에 뭔가 통합과 단합을 위한 상당한 노력들을 해나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제 추미애 전 장관님은 그만하시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추미애 장관님도 얘기를 하시면 하실수록 본인이 더 곤란해지실 것"이라며 "이제 추미애 전 장관님은 그만하시리라 생각한다"고 간접 촉구했다.

임 전 실장은 특히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에 대해 당시 문재인 정부 고위직을 지낸 인사들에 대한 책임론이 이는 데 대해 "그때 시점에 당시 윤석열 검사에게 모두가 속은 것"이라며 "배신한 사람을 나무라야지 계속 뒤로 돌려서 어디가 시작이었느냐, 이렇게 하면 내부의 의견을 일치를 보기도 어렵고 단합만 저해한다"고 했다. 그는 "물론 속은 것도 국정 운영에서는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면서도 "그런 이유로 우리 안의 단합을 해치기보다는 앞으로의 남은 과제를 두고 조금 더 통 크게 우리 이재명 대표 얘기하신 대로 용광로 통합을 해 나가자고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께서도 17년 1월 후보 당시에 한 방송에서 대선 공약 1호가 뭐냐. '억강부약' 사회를 이야기하면서 '윤석열 검사 같은 사람을 검찰총장 시켜서 정부의 부패를 일소하고 싶다'고 했던 그때 당시의 배경이 있다는 것"이라고 해 눈길을 끌었다.

일각의 험지 출마 요구에 대해선 "제가 성동으로 가기 전에 여러 번 '종로도 좋고 용산도 좋고 이 정부에 가장 책임 있는 사람과 붙고 싶다. 할 수만 있다면 한동훈과 붙고 싶다' 이렇게까지 여러 번 이야기를 했고 저로서는 또 기다렸다"면서 "시간이 계속 기다려주는 건 아니니까 그 시효가 다했고 당이 정한 공천 일정이 있기 때문에 저는 거의 마지막 날에 가서야 예비후보 적격심사 신청서를 넣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와서 다시 어디로 간다, 가라고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서울 중구·성동갑 출마를 재확인했다.

노 전 비서실장도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전총철의 전격시사>에 출연해 추 전 장관의 불출마 요구에 대해 "공천을 앞두고는 항상 당내에서 내부 경쟁이 있어 왔다. 그 일환이라고 보고 있고 크게 신경 쓰지는 않는다"면서도 "금도는 지켜야 한다"고 했다. 그는 "추미애 장관의 그런 주장이 사실도 아니고 당의 그 어떤 화합을 저해하는 아주 좋지 않은 그러한 프레임"이라고 지적했다.

추 전 장관이 전날 유튜브 방송에서 손준성 검사 유임 청탁을 했다고 비난한 데 대해서도 "비서실장이 대통령을 판다는 게 현실적으로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는 건지. 그리고 무슨 청탁을 하나, 비서실장이 법무부 장관한테"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제가 보기에 뭔가 착각을 하시는 것 같고 아시면서도 그러는 것 같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개인의 정치적 이해가 당의 단결보다 앞서는 사람들이 종종 선거를 앞두고는 나타난다. 참 불행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친문계 인사들의 총선 등판으로 인해 정권 심판론이 희석된다는 당내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이번 총선은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후에 2년도 더 지난 시점에서 치러지는 것이다. 윤석열 정권이 국정 운영을 잘했으면 국민들께서 윤석열 정권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 여당에게 투표할 것이고 국정 운영에 대한 지지도, 만족도가 떨어지고 도저히 더 이상 지지하기가 꺼려진다면 야당에게 견제할 힘을 실어 줄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전날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의 회동에 대해선 "반드시 야당이 똘똘 뭉쳐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총선에서 승리해서 정권 교체의 교두보를 만들어야 한다는 그런 어떤 절체절명의 사명 앞에서 당내 갈등은 윤석열 도움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그런 당원들의 소망 속에서 이루어진 그런 회동이었다"면서 "당연히 아마 당의 단합을 대외적으로 표시하는 그런 메시지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고 명문 정당이라는 말로써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노 전 실장은 전날 새로운미래 창당을 선언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에 대해선 "지금 우리 국민들, 특히 야당 지지층은 힘을 모아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와중에 분열을 주도한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힘이 잘 모이지 않으면, 본인이 하려고 하는 게 잘 안 되면 험한 말이 나간다"며 "험한 말로 존재감을 키우려고 하고 좀 극단적인 자꾸 이렇게 상황을 만들려고 하는데 하수나 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북한 선원 강제 북송 관련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어리 기자(naeori@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