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유사시 미국 핵우산 펼치지 않을 것” 60%

김유진 기자 2024. 2. 5.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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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핵 문제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이 없다'는 응답이 91.0%로 나타난 것은 지난해 북한의 핵 선제타격 법제화와 올해 전략 핵무기 발사 실험 등 계속되는 무력 도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반도 유사시 미국이 한국 방어를 위해 핵 억지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올해 응답률은 전년 조사(51.3%)보다 9.5%포인트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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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현학술원 여론조사
北 잇단도발에 안보불안 커져
美 핵 억지력 회의론 9.5%P ↑
“나토식 한·미 핵공유도 필요”
“中, 北 비핵화 의지 없어” 81%

최근 북핵 문제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이 없다’는 응답이 91.0%로 나타난 것은 지난해 북한의 핵 선제타격 법제화와 올해 전략 핵무기 발사 실험 등 계속되는 무력 도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반도 유사시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회의론도 60.8%로 나타나 국민 사이 북핵에 대한 우려가 한층 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북핵 해법으로는 자체 핵 개발에 더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 공유와 유사한 미국과 한국의 핵 공유, 미국 전술 핵무기의 한반도 재배치 등이 거론됐다. 핵확산금지조약(NPT) 현실을 고려해 장기적으로 핵 능력을 확보하며 독자 핵무장으로 가야 한다는 인식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최종현학술원이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개한 ‘제2차 북핵 위기와 안보상황 인식’ 여론조사에 따르면, 북한 비핵화 가능성이 없다고 본 응답률은 지난해 같은 문항에 대한 응답률(77.6%)보다 무려 13.4%포인트 올랐다. 김대중 정부에서 노무현 정부, 문재인 정부의 북한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대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민은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 포기에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한반도 유사시 미국이 한국 방어를 위해 핵 억지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올해 응답률은 전년 조사(51.3%)보다 9.5%포인트 커졌다. 북한이 지난해 11월 3차 정찰위성 시험발사 성공 이후 최근까지 서해상에서 연쇄적인 순항미사일 도발을 이어가며 한반도 안보 불안을 키우는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학술원은 “한국민의 미국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다기보다는 북한 핵무기 개발의 고도화와 광폭해진 도발 자세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핵 고도화에 대한 대응방안으로는 한국의 핵 잠재력 강화(20.6%)를 비롯해 나토식 핵 공유와 유사한 한·미 핵 공유(20.4%), 한반도에 미국 전술 핵무기 재배치(16.2%), 항공모함 등 미국 핵전략 자산 상시 순환 배치(15.4%) 등이 거론됐다. 한국의 핵 능력 보유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자체 핵 개발 시 NPT 체제 아래 제재 대상이 될 것을 고려한 현실을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이번 2차 조사에서도 한국의 자체 핵 개발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이 72.8%로 집계돼 지난해 결과(76.6%)와 같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번 조사에서 ‘중국은 북한 비핵화를 위해 실질적인 기여를 할 의지가 없다’는 응답률이 81.1%로 나타난 점은 한·미가 중국의 역할론을 여전히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시사점을 던졌다. ‘중국이 실질적인 기여를 할 능력이 없다’는 응답은 64.0%였다. 심지어 ‘중국은 한반도 통일에 방해가 될 것’이란 응답도 63.0%나 됐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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