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로 미래 30년 재설계… 지금이 ‘과학기술 혁신’ 골든타임”[기고]

2024. 2. 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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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계는 과학기술 기반의 패권 경쟁과 '전환적 혁신(transformative innovation)'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

또 시대의 핵심 동인으로 생산적인 과학기술 역량, 정부의 제도혁신, 우방과의 긴밀한 국제협력 등을 꼽았다.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는 새로운 과학기술 혁신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때다.

대한민국 미래 30년을 위한 과학기술 혁신체계의 재설계는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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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웅 한국정책학회장.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

현재 세계는 과학기술 기반의 패권 경쟁과 ‘전환적 혁신(transformative innovation)’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 먼저, 반도체 기술로 가중된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세계는 정치적 이해관계의 블록이 형성 중이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된 스타링크, 드론 등의 디지털기술과 자원·소재·부품·장비 등의 글로벌 공급망 위험은 기존 국가안보정책의 패러다임을 ‘과학기술 기반의 국가안보’로 바꾸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플랫폼 등 디지털 신기술로 인한 지역사회와 국제사회, 지역경제와 국제경제를 넘나드는 다차원적인 갈등과 경쟁구조도 기존 체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기후변화, 양극화 등 글로벌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학기술은 긴밀한 국제협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에 각국은 우수 인재 양성과 확보에 열을 올리며, 자국에 이로운 규제와 지원을 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는 이를 ‘새로운 전략적 경쟁시대(New Era of Strategic Competition)’로 명명한 뒤 글로벌 경쟁에서 미국의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또 시대의 핵심 동인으로 생산적인 과학기술 역량, 정부의 제도혁신, 우방과의 긴밀한 국제협력 등을 꼽았다. 핵심 동인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다양한 분야의 우수 인재를 양성·확보하고, 기존의 낡은 국가혁신체계를 재설계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냉전과 세계화 시대의 기회를 잘 살려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대한민국처럼 ‘모방으로부터 혁신(from imitation to innovation)’을 이룩한 나라는 많지 않다. 반도체, 자동차, 정보통신기술(ICT), 원자력, 게임·콘텐츠 산업까지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다. 이는 대한민국 정부의 과학기술 혁신 및 연구·개발(R&D)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민간의 끊임없는 혁신이 결합한 대표적인 성과라고 자부할 수 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기대 수준과 목표가 달라지면, 그간 잘 활용됐던 제도와 정책수단이 더 이상 기대만큼 작동되지 않을 수 있다.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는 새로운 과학기술 혁신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때다.

다행히 정부의 2024년도 기초연구사업의 정책 방향을 보면, 예산은 전년 대비 678억 원 증가한 2조1179억 원 규모로, 국제협력 연구의 확대와 젊은 연구자 지원에 방점을 뒀다. 특히 젊은 연구자가 국제협력을 통해 세계 무대로 진출하는 것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R&D를 지향하기 위해서는 뿌리를 튼튼하게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기에 기초과학자들을 비롯한 현장 연구자들이 자존감을 갖고 R&D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연구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필수적이다.

2024년 1월 25일 대한민국 정부 최초로 과학기술수석실이 출범했다. 정부가 국가안보 강화와 민생경제 활성화에 있어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책 추진의 의지를 보인 것이어서 환영한다. 다만, 기존 체계를 혁신하는 데 늘 저항과 갈등이 발생하고, 갈등 관리는 혁신의 성공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다. 교육 및 인재양성체계, 연구관리체계, 산학협력체계, 도전·혁신적 R&D 투자체계 등 범부처적으로 얽힌 실타래를 푸는 세밀한 노력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미래 30년을 위한 과학기술 혁신체계의 재설계는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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