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이 지나도 여전한 ‘봉황새의 눈물’

송은범 기자(song.eunbum@mk.co.kr) 2024. 2. 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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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저 숟가락으로 밥 한 술 떴나 모르겠네."

42년 전 제주 한라산에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이 고인의 유품을 보고 눈시울을 붉혔다.

특수전사령부는 5일 한라산 관음사 특전사 충혼비에서 '특전사 봉황새 작전 42주기 추모식'을 거행했다.

42년 전인 1982년 2월 5일 공군 전술 수송기 C-123이 한라산 개미등 해발 1060m에 추락,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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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경호 위해 뜬 軍수송기 추락
특전사 46명·기무대 2명·공군 5명
한라산 충혼비에서 ‘42주기 추모식’
고인 쓰던 ‘숟가락’ 나오자 눈물바다
5일 봉황새 작전의 유족들이 고인의 유품을 보고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송은범기자]
“아이고 저 숟가락으로 밥 한 술 떴나 모르겠네.”

42년 전 제주 한라산에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이 고인의 유품을 보고 눈시울을 붉혔다. 특전사 최정예 707대원 46명과 기무대원 2명, 공군 부대원 5명이 사망한 ‘봉황새 작전’ 추모식에서다.

특수전사령부는 5일 한라산 관음사 특전사 충혼비에서 ‘특전사 봉황새 작전 42주기 추모식’을 거행했다.

42년 전인 1982년 2월 5일 공군 전술 수송기 C-123이 한라산 개미등 해발 1060m에 추락,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한라산에는 눈보라가 몰아쳤고 안개마저 잔뜩 껴 비행기가 한라산을 지나면 안 되는 날씨였다. 제5전술공수비행단조차 이륙이 불가능하다고 보고할 정도였다. 하지만 장병들은 제주국제공항 활주로 확장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제주를 찾은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경호 임무를 위해 수송기에 몸을 실어야 했다.

대형 참사였지만 당시 정권의 보도통제로 언론에는 크게 보도되지 못했다. 숨진 장병들의 100일제를 계기로 그해 5월 15일 결성된 특전사 2·5유족친목회는 사건의 철저한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그러나 군 당국은 사후 처리는 물론 사고를 숨기기에 급급했다. 장병 53명의 희생은 ‘대간첩 침투 훈련 중 추락사고’로 왜곡 발표됐다. 충혼비 비문에 쓰인 ‘대침투 작전 훈련 중’이라는 문구는 2015년이 돼서야 ‘대통령 경호 작전 중’으로 바뀌었다.

5일 한라산 관음사 특전사 충혼비에서 열린 봉황새 작전 추모식에서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이 고인을 향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송은범기자]
이날 추모사에 나선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중장)은 “비가 내리는 오늘 날씨를 보니 40여년 전 그날의 아픔이 떠오른다”며 “(봉황새 작전으로) 산화한 선배의 희생을 잊지 않겠다. 유족에게도 진심 어린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후 유족들은 엔진 등 군 수송기 잔해와 숟가락, 도검, 장갑, 개인수통 등 개인 유품이 진열된 전시함을 둘러보며 눈물을 훔쳤다. 특히 숟가락과 장갑, 수통이 전시된 곳을 지날 때는 42년 전 세상을 뜬 고인들이 기억나는 듯 눈시울을 붉혔다.

고 김영용 소령의 아내 김귀선씨는 “매년 추모식에 참석하고 있다. 처음엔 관심은커녕 유해·잔해도 제대로 수습하지 않았다”며 “이제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져 사고 현장에서 유품과 잔해도 수거해 전시까지 하고 있다. 이 사건이 잊히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리관 안에 보관되고 있는 봉황새 작전 잔해와 개인 유품들.[송은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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